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산불, 홍수, 가뭄, 폭염 등 재앙을 야기한 기상이변이 수십 차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우주에서 본 기상 위성 사진을 공유하며 최근 일어나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환기했다.
◆급하강하는 미드 호수 수위
미드 호는 네바다주 남부와 애리조나주 북부에 위치한 미국의 가장 큰 저수지로, 로스앤젤레스 등 약 2000만명의 미국인들이 그 물에 의존하고 있다.
1983년 이후로 물 수요 증가와 지속적인 가뭄이 맞물려 수위는 저수량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최대 수위는 1220피트까지 가능하지만 2020년 1085피트, 지난해 1068피트, 올해는 1040피트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많은 기후 변화 전문가들은 서부를 뒤덮고 있는 가뭄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뭄 감시단은 “저수지의 수위가 극도로 낮다”며 “수력 발전은 제한적이고 대체 전력은 비싸다. 지하수가 감소하며 농부들과 목장주들에 대한 물 할당은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생태계의 생존성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최대 규모로 확산한 캘리포니아 산불
이상기후로 가뭄이 오랜 기간 지속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은 급속도로 번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국은 지난 22일 요세미티 공원 남서쪽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오크 화재’로 이날까지 약 7499 헥타르(ha)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다.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화율은 26%에 그치고 있다.
◆포르투갈·스페인·프랑스 산불
1~2주 전 서유럽을 휩쓴 기록적인 폭염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영국에는 사상 처음으로 폭염에 대한 ‘적색 경보’가 발령됐다.
영국의 기온은 사상 처음으로 40도에 도달했으며 거의 30개에 달하는 기상 관측소가 영국의 이전 기록인 38.7도를 갈아치웠다.
프랑스에서는 4만명의 주민들이 산불로 인해 대피했으며 여러 화재로 인해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위성 사진은 불타올랐다.
◆세인트루이스의 극심한 홍수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의 영향은 극심한 가뭄뿐 아니라 홍수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뜻한 대기는 물의 증발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미국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는 100여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일대에는 하루 최대 300mm가 넘는 비가 내려 기존 최고치인 1915년의 174mm를 경신했다. 불어난 물에 잠긴 차량에서 시민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곳곳에서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홍수를 촉발한 것은 이 지역을 가로질러 드리워진 정체된 전선이었다. 이 전선은 무거운 뇌우가 따라 다닐 수 있는 띠 역할을 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도 1940년대 약 863㎜에서 현재 1092㎜로 25%가량 증가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