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아파트 배설물 강남-시골 똑같아…방치도 문제지만 책임은 사측”

입력 | 2022-07-28 10:28: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지난 19일 경기도 화성의 신축 아파트 벽면에서 인분이 든 비닐봉지가 발견된 사건에 대해 한 건설 현장 노동자가 “그만큼 건설현장이 많이 열악하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좀 알고 있었던 그런 내용”이라고 말했다.

골조 분야에서 형틀목수로 6년째 일하고 있다고 밝힌 김산 씨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강남이든 압구정이든 어느 건설현장에서든 노동자들에게 화장실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상 23층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만약 화장실이 가고 싶다면 1층까지 내려가야 된다”며 “1층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관리자들의 눈치도 보이고 그래서 볼일을 작업 구간 주변에다가 해결을 하는데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간이소변기 같은 경우에는 구간별로 조금씩 있는데 큰일을 볼 수 있는 화장실은 대부분 1층에 있다”며 “대부분 안 보이는 구석 같은 경우에서 해결하시거나 공사하는 화장실 구간에 보시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모든 건물은 층마다 화장실이 있지만 건설현장에서 공사할 때는 층층이 아니고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시골이나 서울이나) 어느 현장이나 똑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현장은 현장 근무에 따라 안전비용이 측정된다. 그런데 원청사들이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편의시설, 예를 들면 화장실·휴게실·세면실 그런 것들과 안전시설물 설치가 되게 미흡하다”며 “저희가 요구를 하면 수긍하는 사측도 있는 반면 거의 다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측이 많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인부들이 배설물을 방치한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의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관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하도급들과 원청사들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 한 현장 배설물 문제는 해결이 쉽지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26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건설현장, 화장실이 없거나 나쁘거나‘ 건설노조 편의시설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2.7.26/뉴스1

한편 건설노조는 전날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건설현장 편의시설 개선 촉구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화장실, 세면대 등 편의시설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건설노조는 수도권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건설현장 23곳을 조사한 결과 건설현장 1곳당 평균 172명이 일했지만 화장실은 2.5개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위생 상태가 불량한 곳이 약 35%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건설현장에서 화장실까지 가는데 30분 넘게 걸리는 것을 지적하는데 어떻게 갈 수 있겠느냐”며 “왜 우리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