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공간의 재발견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
광물 본연의 아름다운 무늬를 잘 살려 고급스러운 현대L&C 칸스톤의 파타고니아 제품.
서주리 현대L&C 디자인기획팀장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2022’가 3년 만에 화려하게 개최됐다. 지난달 9일(현지 시간)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총 2418개 업체가 참가해 축구장 25개 크기인 약 20만5000m²(약 6만2000평)의 전시장을 채웠다. 행사는 173개국에서 약 26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특히 행사 기간 동안 열린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는 가구, 주방, 욕실 등 리빙·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와 진화하는 최신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생활상을 반영한 공간 활용부터 화려하고 과감한 색채를 강조한 디자인까지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었다.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디자인
조립과 변형이 쉬운 모듈형 소파 시스템을 선보인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KRIATALIA’(크리스탈리아) 제품.
또 아웃도어 가구는 소재와 디자인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다. 캠핑·놀이 등 야외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내 가구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마감과 디자인이 고급스러워졌다. 기존에는 플라스틱 소재와 내구성이 높은 직물 소재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티타늄 등 고가인 하이테크 소재 등으로 특화한 게 눈에 띄었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주방가구 ‘에르네스토메다’(Ernestomeda)의 포켓 도어가 적용된 제품.
드라마틱하고 화려하게
드라마틱한 흐름의 마블(대리석) 무늬가 강렬한 이탈리아 세라믹 전문기업 ‘마라찌’Marazzi의 전시 부스.
색상도 과감해졌다. 이번 전시에는 가구나 벽지, 마루 등에 다양한 컬러를 입히는 파격적인 시도가 인테리어 제품 전반에 이어졌다. 집 안 곳곳에 적용된 민트 그린, 라이트 블루 등 생동감 넘치는 비비드(vivid) 컬러는 활기찬 분위기를 전달한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민
밀라노에서는 인테리어 기업들이 펼치고 있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도 눈에 띄었다. ‘자연과의 재연결’이라는 테마로 전시된 공간에는 정원을 구성하거나 식물을 활용한 ‘바이오필릭 인테리어(Biophilic Interior)’가 연출됐다. 바이오필릭 인테리어는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살아 숨쉬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자연적인 요소를 일상에 배치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또한 해조류로 만든 직물, 재생 플라스틱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디자인에 적용하는 등 탄소 중립 실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밀라노에서는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반영하는 디자인의 가구와 인테리어를 통해 우리의 일상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서주리 현대L&C 디자인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