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8일(미 동부시간) 전화 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미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측이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다음달 대만 방문을 강행할 뜻을 거듭 피력했다. 펠로시 의장 일행을 호위할 가능성이 큰 미 항모전단이 대만을 향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대만과 마주 보는 남동부 푸젠성 공군기지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등 양측 군사 긴장 역시 고조되고 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야당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27일 NBC에 “펠로시 의장이 나와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민주) 등에게 대만 동행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어느 의원이라도 대만 방문을 희망하면 가야 한다”며 이것이 시 주석에 대한 정치적 억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앞서 4월 우크라이나를 찾았을 때도 믹스 외교위원장 등 6명의 의원을 대동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가 유도미사일 순양함 ‘앤티텀’호, 유도미사일 구축함 ‘히긴스’호 등과 함께 25일 싱가포르를 출발해 남중국해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이 항모전단의 최종 목적지를 밝히지 않았으나 현재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면 대만해협에 이를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역시 푸젠성 룽톈(龍田) 공군기지에 ‘젠(J)-11’, ‘젠-16’, 무인기(드론) 등 최신 장비를 집결시키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 기지의 비행기는 대만까지 7분이면 닿을 수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