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의 주문 기록과 A씨의 가게에 B씨가 남긴 리뷰. (자영업자·소상공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가게 사장과 실랑이를 벌인 뒤 복수를 하기 위해 별난 방법으로 영업방해를 시도한 배달기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28일 오전 12시께 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커뮤니티에는 “정신병자한테 잘못 걸렸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조언을 구하는 자영업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올린 배달 앱 관리 화면에는 손님 B씨가 이틀에 걸쳐 500원짜리 단무지만 4번, 소스 1번 이렇게 총 5번을 포장 주문한 기록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B씨는 A씨의 가게에 연속으로 1점짜리 리뷰를 5개 남겼다.
화가 난 A씨는 고객에게 전화해 “도대체 왜 이러시냐” 물었다. B씨는 “도시락을 먹는데 단무지가 없어서 찾다가 이렇게 시켰다”며 횡설수설 이유를 설명했다.
B씨는 주문한 단무지와 소스를 찾아가지 않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A씨는 고객이 좀 딱하다는 생각을 했고 “일단 오늘은 가져가시고 다음부터는 이렇게 주문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했다. 리뷰에 대해서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리뷰를 그렇게 남기시면 어뷰징(리뷰 조작)에 걸려 저희도 제재받을 수 있으니 그러지 마라”고 했다.
이에 A씨는 그의 행동에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해 “진짜 이거 그냥 경찰서 가야 할까요?”라며 다른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또 “(리뷰 때문에) 이 시간에 주문이 하나도 안 들어오고 있다”며 “진짜 억울하고 분해서 미치겠다”며 분통한 심정을 표했다.
◇ “윤곽이 잡힌 것 같습니다…대행 기사 같네요”
그날 오후 1시쯤 A씨는 문제의 손님 B씨가 가게에 오던 배달기사 중 한 명인 것 같다고 했다.
평소에 자주 픽업을 늦게 오던 B씨의 닦달에 화가 난 A씨는 결국 배달기사와 언쟁을 하게 됐고, A씨는 B씨가 소속된 대행업체에 앞으로는 B씨를 보내지 말아 달라 요청했다.
결국 B씨를 고소하기로 한 A씨. (자영업자·소상공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 “지금 경찰서 와있습니다”
오후 2시쯤 A씨는 경찰서에 왔다며 이어진 이야기를 전했다. A씨는 대행업체 측과 이야기를 했고 실랑이를 벌였던 기사가 500원 주문의 손님과 동일 인물이라는 걸 확인했다.
B씨는 A씨에게 단무지 고의 주문을 인정했고 오히려 당당하게 “네. 고소하세요. 안 무서워요. 뭐 기분나쁨죄로 신고하실 건가?”라며 A씨를 조롱했다.
A씨는 “해당 대행업체에서는 그 기사의 만행을 확인하고 해고했다”며 “현재 (저는) 고소장을 쓰는 중”이라고 했다.
A씨의 사연을 보게 된 다른 자영업자들은 “정말 악질이네요. 날도 더운데 정신 잘 붙들고 계세요”, “소름 돋았어요”, “저 같으면 진작에 미쳤을 거 같아요. 힘내세요” 등의 말로 A씨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한편 A씨는 배달기사의 이상한 리뷰를 삭제해달라고 배달의민족에 문의를 했는데 배민 측에게 “해당 리뷰가 정상적인 리뷰”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배민의 대응에도 분노를 금치 못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