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업무지시 받은 점 등 인정 55명 포스코 소속으로 봐야” 판단 11년만에 확정… 정년지난 4명 각하
뉴시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사내 하청 형태로 크레인 업무 등을 담당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포스코 소속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근로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11년 만이다.
28일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포스코 사내 하청 근로자 A 씨 등 15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도 B 씨 등 44명이 낸 같은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 등은 포스코 협력업체 소속으로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열연·냉연·도금공장에서 크레인과 지게차를 운전하며 운반 작업 등을 담당했다. 이들은 파견근로자 보호법상 파견 근로자가 2년 이상 근무할 경우 사업주에게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포스코가 우리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2011년과 2016년 두 차례 소송을 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다만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미 정년이 지난 근로자 4명의 경우 소송으로 얻을 이익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판결에 따라 포스코는 5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포스코는 이날 “회사는 판결을 존중하며 신속히 판결문을 검토해 그 취지에 따라 후속조치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자겸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은 이날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지금이라도 협력업체 직원 모두를 직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은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원이 일부 공정의 도급생산방식을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유사한 판결이 이어질 경우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물론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