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시작으로 구단별 ‘은퇴 투어’
롯데 이대호(가운데)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방문경기에 앞서 진행된 자신의 은퇴투어 행사에서 양 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 롯데 이대호! 오오 롯데 이대호 오!”
전풍 두산 사장(오른쪽)은 이 자리에서 이대호의 좌우명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를 써넣은 달항아리를 은퇴 선물로 전달했다. 뉴시스
두산이 28일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이대호의 구단별 은퇴투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은 두산이 롯데와 이번 시즌 마지막 안방경기를 치르는 날이었다. 앞으로 나머지 8개 팀도 롯데와의 안방경기 때 은퇴투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LG 박용택(43·KBSN 해설위원)도 ‘비공식적으로’ 은퇴투어를 경험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투어를 진행하진 않았지만 키움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구단에서 9월부터 LG와 안방경기를 치를 때 공식 은퇴투어에 견줄 만한 예우를 표했다. 키움이 빠진 건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안방으로 쓰다 보니 우천순연 경기가 생기지 않아 8월에 이미 LG와의 안방경기 일정이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은퇴투어는 북미 프로 스포츠에서 유래한 문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01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칼 립켄 주니어(62·볼티모어)와 토니 그윈(1960∼2014·샌디에이고) 때부터 이런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본다. 두 선수 모두 한 팀에서만 20년 이상 뛰면서 3000안타 이상을 때려낸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이전에는 시즌 개막 전 은퇴를 ‘예고’한 선수가 많지 않아 은퇴투어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애틀은 2019년 일본 도쿄돔으로 스즈키 이치로(48)의 은퇴투어를 떠나기도 했다. 이치로는 원래 2018년 5월 은퇴를 선언한 상태였다. 그러나 시애틀이 2019년 3월 20, 21일 도쿄돔에서 오클랜드와 개막 2연전을 치르게 되자 이치로는 현역으로 ‘깜짝’ 복귀해 일본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미국 프로야구 미네소타는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왼쪽)의 은퇴투어 때 부러진 방망이로 만든 의자를 선물했다. 리베라의 커터는 상대 방망이를 많이 부러뜨리기로 유명한 구종이었다. 동아일보DB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