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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순수전기차 ‘스펙터’ 두 번째 테스트 진행

입력 | 2022-07-29 11:14:00


롤스로이스모터카가 29일(현지시간) 전기차 ‘스펙터’ 출시를 앞두고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에서 두 번째 테스트에 나섰다.

이번 테스트는 보다 일상적인 주행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 주행 시험장과 프랑스 공도에서 총 2단계에 걸쳐 62만5000km를 주행하게 된다. 특히 테스트가 진행되는 코트다쥐르 지역은 기술적 주행을 요하는 해안 도로에서부터 내륙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도로가 혼합돼 있어 여유로운 대륙 횡단 여행에 초점을 맞춘 럭셔리 순수전기차를 테스트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춘 곳이다.

먼저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미라마스 주행시험장에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검사한다. 미라마스 주행시험장은 4848제곱미터의 부지 내에 60km가 넘는 폐쇄 루트와 20개의 테스트 트랙을 갖춘 최첨단 시험개발 시설이다. 스펙터는 물이 고여 있는 관개 수로, 좁은 코너로 구성된 핸들링 서킷, 악조건을 갖춘 캠버 구간, 급격하게 기울어진 5km 길이의 3차선 고속 주행장 등에서 다양한 시험을 거친다.

2단계 주행 테스트는 미라마스 주행시험장 인근 프로방스 외곽 일대에서 진행된다. 롤스로이스 고객들이 즐겨 찾는 이곳에서 전체 테스트의 55%가량이 진행되며 실제 도로에서 스펙터 움직임과 성능을 시험한다. 2023년 4분기에 스펙터를 처음 인도받는 고객들 또한 이곳에서 첫 주행을 경험할 예정이다.


롤스로이스 스펙터는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100만km 이상 주행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스펙터 개발은 약 40% 완료된 상태다. 테스트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면 2023년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된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대표는 “스펙터는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모델”이라며 “내연 기간 엔진의 제한에서 벗어나 가장 순수한 롤스로이스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테스트는 롤스로이스의 상징적인 변화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시험하는 기회”고 덧붙였다.

한편,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9월부터 스펙터 테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북극권에서 55km 떨어져 있는 스웨덴 아르예플로그에 위치한 비스포크 테스트 시설에서 50만km 이상을 달리며 혹한기 테스트를 완료했다. 스펙터는 롤스로이스다운 순수전기차로 거듭나기 위해 총 250만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며 400년이 넘는 분량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스펙터는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롤스로이스 모델과 차별화된 강력한 연산 성능과 첨단 데이터 처리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스펙터는 역대 최고 커넥티드 성능을 갖췄다. 각각의 부품 역시 과거의 그 어떤 롤스로이스 부품보다 지능적이다. 총 14만1200가지에 달하는 송수신 관계, 1000가지 기능과 2만5000가지 하부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롤스로이스와 비교했을 때 3배가 넘는 수치다.

여기에 탈중심화 인공지능을 통해 더욱 빠르고 정교한 반응을 자랑한다. 탈중심화 인공지능은 스펙터를 위해 롤스로이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전문가들이 개발한 기술로 단일 중앙 처리 장치가 아닌 데이터 원천 인근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스펙터의 많은 기능들이 중앙 집중 처리 시스템 없이 직접 세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스펙터의 개발은 컴퓨터 공학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십만 가지의 예상 시나리오는 물론 숙련된 전문가들이 적절한 기계적 반응을 정의하고 활용해야 한다. 롤스로이스 숙련된 엔지니어들은 이번 코트다쥐르 테스트 프로그램에서 날씨, 주행 습관, 차량 상태 그리고 도로 환경 등 다양한 조건에서의 반응을 결합한 2만5000가지가 넘는 스펙터 전용 제어 장치를 제작 중이다.

엔지니어들은 스펙터의 새로운 처리 성능을 활용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디테일, 정교함, 수월함은 물론, 전통적인 내연 기관 롤스로이스 특유의 경험을 동시에 선사할 계획이다. 롤스로이스 전문가들은 이를 ‘선명하게 경험하는 롤스로이스’라고 설명한다.

스펙터에는 수 개월간의 테스트를 통해 입증된 신형 서스펜션 기술이 탑재된다. 신형 서스펜션 기술은 롤스로이스 특유의 ‘매직 카펫 라이드’를 실현하며, 현재 프랑스 코트다쥐르에서 더욱 높은 완성도를 위해 다듬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정교한 전자 롤 안정화 시스템은 신형 하드웨어 부품과 스펙터의 고속 처리 능력을 통해 플래그베어러 기술의 전방 도로 표면 데이터 및 미리 코너를 예측하고 알려주는 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 시스템은 직선 도로에서 자동으로 스펙터의 안티롤 바를 분리시켜 각 휠의 독립적인 활동을 가능케한다. 또한, 차량 한쪽이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갈 때 흔들림을 방지하며 도로 거친 노면에서도 잔진동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

위성 내비게이션 데이터와 플래그베어러 기술은 전방에 굽은 길을 확인한 즉시 안티롤 바를 결속하고 서스펜션 댐퍼를 강화한 뒤 사륜 조향 시스템 작동을 준비해 수월한 코너 진입 및 이탈을 보장한다. 코너링 중에는 18개가 넘는 센서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그에 따라 조향, 제동, 동력 전달, 서스펜션 등의 변수를 조절해 스펙터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평온함, 예측 가능성, 그리고 더욱 확실한 컨트롤을 경험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아키텍처는 스펙터를 브랜드 역사상 가장 견고한 롤스로이스로 만들었다. 비틀림 강성은 강철 섹션을 통해 더욱 높아졌다. 이와 결합된 알루미늄 바디 섹션은 롤스로이스 역사상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A필러 전반부부터 후면 테일라이트까지 뻗어 있는 단일 구조 사이드 패널은 가장 거대한 ‘딥 드로우’ 부품으로, 길이가 약 4m에 달한다. 약 1.5m의 코치 도어 역시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긴 도어다.

여기에 극도로 단단한 구조를 지닌 배터리 팩을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아키텍처 내에 통합시켜 스펙터의 강성은 기존의 롤스로이스 모델보다 30% 더 높아졌다. 이러한 통합식 구조는 브랜드의 전용 아키텍처 덕분에 가능했다.

롤스로이스는 스펙터에 탑재될 새로운 디자인의 환희의 여신상을 발표했다. 롤스로이스 공기역학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환희의 여신상이 자동차의 항력 계수를 0.26까지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스펙터는 엄격한 윈드 터널 테스트 및 디지털 모델링, 그리고 미라마스에서의 고속 주행 테스트에서 롤스로이스 전용 스페이스 프레임 아키텍처와의 조합을 통해 공기 항력 계수 0.25를 기록했다. 이는 롤스로이스뿐만 아니라 럭셔리 자동차 업계에서 전례 없는 성과다.


롤스로이스는 최고 슈퍼 럭셔리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전기화와 관련된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브랜드 창립자인 헨리 로이스는 전기공학자로 일을 시작했으며 그의 경력의 대부분을 전기차의 특징인 정숙함, 즉각적인 토크, 그리고 무단 단일 기어의 감각을 내연 기관 엔진에 담는 데 헌신했다.

또 다른 브랜드 창립자 찰스 롤스와 전기화의 관련성은 더욱 의미 있다. 롤스는 1900년 제작된 전기차 ‘컬럼비아’를 운전한 뒤 ‘무소음’과 ‘깨끗함’을 전기 자동차의 장점으로 꼽으며 필요성을 제기했고, 충전소가 설치되면 대중화가 될 수 있음을 예견했다. 스펙터는 롤스의 예견을 실현한 모델이다.

뿐만 아니라 스펙터는 롤스로이스가 전기화에 대한 약속을 실현했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롤스로이스는 앞서 실험용 순수 전기 팬텀 컨셉트 모델 102EX와 브랜드의 대담한 전기화 미래를 예견하는 극적인 디자인으로 제작된 103EX를 공개했다. 롤스로이스 고객들은 이 실험용 자동차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기 파워트레인 특징들이 브랜드와 완벽하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롤스로이스는 이러한 고객들의 반응을 토대로 2020년대에 전기화 전환을 시작하고 2030년에는 완전한 전기 자동차 브랜드로 거듭나기로 약속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