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의 ‘쿠바산 폭격기’ 페르난데스(34)는 팀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은 선수로 꼽힌다. 2019, 2020년 2시즌 연속 최다 안타 타이틀을 거머쥔 페르난데스는 올해로 4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으며 과거 1998~2002년 팀에서 뛰었던 타이론 우즈(53)와 함께 두산의 대표 외국인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28일 현재 타율 5위(0.327) 등으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페르난데스도 고개를 숙이게 하는 고민거리가 있다. 바로 병살타다. 페르난데스는 현재 25개의 병살타를 치며 이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NC 양의지(14개)와 11개 차이가 난다. 앞서 2020(26개), 2021시즌(25개)에도 가장 많은 병살타를 쳤던 페르난데스로선 ‘3년 연속 병살타 1위’이라는 불명예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0년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어 프로야구 최초로 단일 시즌 30개 이상의 병살타를 칠 가능성도 있다. 페이스만 놓고 봤을 땐 40개를 넘을 수도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은 보스턴의 짐 라이스(69)가 1984년 기록한 36개다.
페르난데스는 앞서 4월 30일 SSG와의 방문 경기에서 3타석 연속 병살타로 물러나며 한 경기 최다 병살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근에도 이틀 연속 병살타를 쳤다. 27일 롯데전은 5회말 무사 1,2루에서 2루 땅볼, 28일 롯데전은 1회말 무사 1루에서 1루 땅볼이 더블플레이로 연결됐다.
이 같은 병살타 고민에도 페르난데스는 후반기 들어 타율 0.500으로 더 뜨거워진 타격 감을 자랑하고 있다. 팀 역시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8일 현재 6위 두산과 5위 KIA의 게임차는 6.5경기다. 차이가 크지만 뒤집지 못할 숫자는 아니다. 타선에 찬 물을 끼얹는 페르난데스의 병살타가 줄어들수록 두산의 가을야구 도전도 현실이 될 수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