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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슨 죄?…폭염 英, 예보관들에 욕설 등 괴롭힘 만연

입력 | 2022-07-29 18:19:00


영국이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면서 힘들어 하는 일부 국민들의 분노가 애꿎은 기상예보관들에 대한 비난과 욕설로 이어지며 이들이 전례없는 괴롭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B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보관들의 기상 정보에 의심을 제기하며 음모론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예보관들에게 “조심하라”는 이메일들이 수없이 보내지고 있다.

BBC의 기상예보관 맷 테일러는 “25년 가까이 기상 예보를 해 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왕립기상학회 역시 예보관들에 대한 괴롭힘을 비난했다.

이런 괴롭힘은 폭염을 기후변화에 연관시키면서 시작됐다. 영국은 지난 19일 사상 처음으로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종전 최고 기온은 2019년 수립된 38.7도였다. 화재 급증으로 15개 지역 소방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해 열파가 10배 더 많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해 열파가 10배 더 많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테일러 예보관은 “이제까지 받았던 어떤 욕설보다도 심하다. 폭염으로 사람들이 흥분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우울하다”고 말했다. 리즈 벤틀리 왕립기상학회 회장은 “학회 소속 학자들이 공개적인 조롱, 거짓말이라는 비난, 협박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면 욕설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BBC의 또다른 기상학자 토마즈 샤퍼나커는 “진실을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을 때 좌절감을 느낀다”며 “기상학자로서 우리는 사실만을 전한다. 음모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BBC 기상팀은 “어떤 직원도 자신의 일을 한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