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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美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 기록

입력 | 2022-07-29 22:54:00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6월에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강력한 긴축정책이 완화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당분간 경기침체를 둘러싼 미 경제의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29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6월 PCE 지수가 전년 동월비 6.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40년 만의 최대치다. PCE는 5월 6.3%로 소폭 둔화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를 키웠지만 6월 다시 크게 상승하면서 미 당국의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6월 근원 PCE물가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4.8% 올라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6월 9.1%를 찍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물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광범위하게 쓰이지만 연준은 PCE를 더 중요하게 봐 왔다. PCE가 4, 5월 둔화돼 인플레이션 완화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27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CPI는 계속 높은데 PCE는 금리 인상이 속도를 늦출 정도로 낮아지면 무엇을 볼 것인가’란 질문에 “소비자들의 실제 물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PCE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PCE는 미국 전역 물가를 보는 CPI와 달리 도시 거주자의 지출 항목에서 지수를 산출하고, 특정 항목이 비싸졌을 때 대체체를 반영해 실제 물가를 더 반영하는 물가 지수로 꼽힌다.

이날 발표된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도 1.3%로 나타나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2001년 이래 가장 높았던 1분기 1.4%와 비슷한 수준이다. ECI 상승은 임금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는 “오늘 ECI 지표는 좋지 않다. ECI가 최근 변덕스러워졌지만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낙관론자에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연준과 경제학자들이 중요하게 보는 수치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가리킴에 따라 연준이 9월에 세 번째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이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진데다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 중이라 최악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올 수 있다는 적신호도 켜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