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밀 통로/막스 뒤코스 글, 그림·이주희 옮김/64쪽·1만4000원·국민서관(4∼7세)
비 내리는 일요일, 할아버지 집을 찾은 루이와 리즈는 심심해 죽을 지경이다. TV도 없는 데다 비가 와서 놀이터에서 놀 수도 없기 때문이다. 두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말을 건넨다. “내 비밀 통로를 찾아보렴. 두고 봐라. 아주 신기할 테니.” 둘은 집 곳곳에 숨겨진 통로를 찾기 위해 안방과 화장실, 지하실, 욕실 등을 헤집고 다닌다. 그러다가 증조할머니의 보석과 에밀 아저씨의 오래된 그림 등을 발견한다.
둘은 마치 탐험가가 된 듯 비밀통로 찾기에 집중한다. 과연 아이들은 진짜 비밀 통로를 찾을 수 있을까? 한참 뒤 외출하고 돌아온 할머니가 알려준 ‘비밀통로’의 존재는 반전 그 자체다.
2D 애니메이션 같은 생생한 그림은 주인공들과 함께 탐험에 나서는 느낌을 준다. 벽돌 통로를 표현한 그림책 표지 한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고, 구멍 너머엔 마치 구멍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루이와 리즈가 있다. 종이책의 물성을 적극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