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8월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여름 휴가를 간다. 작년 6월말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 후 공백 없이 일정을 이어온 윤 대통령의 사실상 첫 휴식이다.
대통령실은 경호상의 이유로 구체적인 휴가 장소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건 이번 휴가의 방점은 ‘민생’과 ‘현장’에 찍혔다는 것이다.
강인선 대변인은 29일 용산 청사에서 대통령의 휴가 일정을 설명하며 “(닷새 중) 2~3일은 지방으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지방 일정을 소화하며 ‘민생 현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 방문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시달리는 시민과 직접 이야기하고 현장을 둘러보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지방일정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尹, ‘저도’에서 첫 휴가 보내나
경호와 안보의 이유 때문에 대통령이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장소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 때부터 대통령 휴양지로 사용했던 저도(猪島·돼지 섬)에서 휴가를 보내곤 했다.
저도에는 박정희 정부 때 지은 ‘대통령 별장’이 있다. 행정구역상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한 섬으로 상공에서 내려보면 섬 모양이 돼지를 닮아 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저도는 1972년 대통령 휴양지로 공식 지정된 후 민간인 출입과 어로 행위가 엄격히 제한됐으나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청산한다며 대통령 별장 지정을 해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취임 후 저도 대통령 별장을 부활시키며 대통령의 쉴 공간을 마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저도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며 해변 모래 위에 ‘저도의 추억’이라고 쓴 사진을 공개해 크게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저도를 일반인에 공개했다. 대통령 별장은 경호를 위해 남겨 비공개 공간으로 남겨뒀으나 외곽 산책로까지는 시민들도 방문이 가능하게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휴가에 저도를 계속 갔다고 하는데”라며 휴가지로 저도를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 한남동 관저로 이사한 뒤 새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예측도 이어졌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저는) 막바지 공사 중이다. 언제 이사를 할 것인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같은 추측에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