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후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8/뉴스1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승리에도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초선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이준석 대표의 복귀도 멀어지고 있어 이 대표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1일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며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했다. 지도부 사퇴는 지난 29일 배현진 최고위원 이후 두 번째다. 향후 연쇄적인 지도부 사퇴 가능성도 있다. 공개적으로 사퇴를 거부한 최고위원은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태 최고위원뿐이다. 사실상 비대위 전환이 임박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배 최고위원 사퇴와 초선의원 32명의 성명서로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에 따라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돌입한지 22일 만의 일이다.
특히 문자메시지 내용에는 이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로 거론하면서 친윤(친윤석열)계와 이 대표 사이의 갈등이 폭발했다. 이 대표는 여의도를 ‘그 섬’이라고 표현하면서 친윤계 의원들의 모습을 ‘양두구육(羊頭狗肉·겉과 속이 다른 경우를 일컫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당 내홍은 고스란히 지지율에 반영됐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7월 4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28%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36%를 기록했다. 30대를 제외하고 전 세대에서 30% 이상을 유지하던 지지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18~29세는 지난 조사(33%)보다 4% 포인트(p) 하락했고, 40대는 지난 조사(30%)보다 5%p 떨어진 25%를 기록했다. 사실상 핵심 지지층인 60대(51%)와 70세 이상(60%)만 남은 모습이다.
비대위 전환 요구는 바닥을 치는 지지율을 끌어올려 국정동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당헌·당규 해석 문제가 남았지만, 현재 당내 상황을 고려하면 비대위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전날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를 방문했다. 그는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간장불고기를 먹은 사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안철수 의원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다시 저격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는 당 내홍이 불거질 당시 SNS를 통해 간장을 언급한 바 있다. 간장은 ‘간보는 안철수+장제원’으로 지칭한 말이다.
장외 행보는 이 대표가 당 대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이라는 분석이다. 문자메시지 공개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이 대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은 자신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징계가 이른바 윤심(尹心)에 의한 것으로 ‘탄압받은’ 청년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현재 이 대표는 비대위 전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전환하면 새로운 행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대위 전환이 사실상 이 대표의 흔적을 지우겠다는 것으로, 대표 복귀 가능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비대위로 전환하면, 이 대표가 법적 대응 등을 통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 대표는 측근들과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며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