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市) 당국이 30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 확산 속도를 늦출 조치를 강구하기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29일 뉴욕주(州) 당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 뉴욕시가 주 전역 발병의 진앙이 되고 있다고 시 당국은 호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아쉬윈 와산 뉴욕시 보건국장은 공동성명을 내고 “뉴욕시민 약 15만 명이 현재 원숭이두창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애덤스 시장과 와산 국장은 “이번 사태는 전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긴급 조치와 자원 투입의 긴요함을 요한다”며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이 같은 중대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의 비상사태 선포는 전날 캐시 호출 뉴욕주지사가 주 전역에 재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호출 주지사는 “이 나라 원숭이두창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뉴욕주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을 통해 주정부는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고, 백신 데이터를 주 보건당국에 제공하며, 백신 접종 확대와 검진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배가할 수 있게 된다고 호출 주지사는 부연했다.
미 연방정부 차원의 공중보건비상사태 선포 가능성 역시 거론된다.
사비에르 베세라 미 보건인적서비스부 장관은 지난 28일 “연방정부는 원숭이두창 대응 상황을 계속 주시 중이며, 이를 통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3일 원숭이두창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상황이다.
원숭이 두창은 감염 시 피부 표면에 울퉁불퉁한 발진과 함께 발열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195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이래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는 종종 출현하는 풍토병(엔데믹)으로 자리잡았지만, 지난 5월 7일 영국 런던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비(非) 풍토병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 중이라 우려를 낳고 있다.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는 이달 22일까지만 해도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는 아프리카 풍토병 지역에서만 5명 보고됐는데, 주말 사이 스페인에서 2명, 브라질에서 1명 사망하면서 총 8명으로 늘었다. 이번 사망 건은 비 풍토병 지역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