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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샌 고교 시험 답안…원본 파일에 비밀번호 안 걸었다

입력 | 2022-08-01 13:21:00


광주 대동고등학교 시험·답안지 유출 사건과 관련, 일부 교사들이 시험지 원본 파일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아 학업 성적 관리 지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일 업무방해·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한 대동고 2학년생 A·B군의 범행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 일부 교사가 시험지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B군은 올해 3월 중순부터 4월 말,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시간대 대동고 본관 2·4층 교무실에 13~14차례 침입, 출제 교사 노트북 10여 대에서 중간고사 7과목·기말고사 9과목의 시험·답안지를 빼내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경찰은 A·B군을 조사하는 과정에 학교 측이 시험지 관리를 허술하게 한 정황을 확인했다.

일부 교사는 노트북에 시험지 원본 파일을 저장한 뒤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시교육청 고교 학업 성적 관리 지침을 어긴 것이다.

지침상 지필 평가 출제 원본 파일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원본 파일을 노트북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동식 저장 장치에 보관하게 정하고 있다.

A·B군은 실제 일부 교사가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은 일부 과목의 시험·답안지 파일 원본을 통째로 빼냈다.

이 과정에 교무실 안팎 보안 시설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교내 공간 재배치 공사를 하면서 보안 시설 작동을 멈춘 이후 재가동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 68개 사립·공립고의 시험·정답지 관리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또 각 학교에 ▲노트북을 잠금장치가 있는 공간에 보관 ▲퇴근 시 창문 잠금 확인 ▲경비업체 방범망 재점검 등을 요청했다.

경찰은 A·B군이 교사들의 노트북 화면을 수 분 간격으로 갈무리(캡처)하는 악성 코드를 심는 수법을 쓴 것으로 보고,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