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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4일 대만서 차이잉원과 회담”…中, 대만 ADIZ 침범 등 무력시위

입력 | 2022-08-01 13:22:00

AP 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를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군사적 행동을 경고하면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3차 대만 해협’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실탄 사격 훈련에 이어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범 등 무력시위에 나섰다. 미국 역시 항공모함을 대만 인근에 배치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디오프랑스인터네셔널(RF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정보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 일행이 4일 필리핀 클라크 공군기지를 출발해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서 차이 총통 등과 회담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이 이끄는 미 의회 대표단은 1일 오전 싱가포르 파야 에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싱가포르는 전날 펠로시 의장이 2일까지 싱가포르에 머물며 리셴룽 총리 등을 만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말레이시아를 거쳐 4일 한국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을 갖고 5일엔 일본을 찾는다.

대만 연합보는 “해외 관측통들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몇 시간만 머물다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펠로시 의장이 기체 결함이나 급유 같은 비상 상황을 핑계로 대만 공항에 내리고자 하는 위험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시 중국군이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등을 관할하는 미 해군 7함대는 지난달 31일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와 미사일 순양함 챈슬러빌호가 대만 인근 남중국해에서 전투기 전개 훈련 등에 나선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한데 이어 대만에서 126㎞ 떨어진 해역에서 실탄 사격훈련에 나서는 등 무력시위에 나선 상황이다. 일부 외신들은 1일 최소 2애의 중국 SU(수호이)-35 전투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중국군이 대만으로 향하는 펠로시 의장 일행의 미군 수송기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까지 나오는 가운데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하면 미중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만에선 1954년 미국과 대만의 방어조약 체결 움직임에 중국이 포격에 나서면서 불거진 1·2차 대만해협 위기와 1995년 3차 대만해협 위기에 이어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으로 불거진 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중국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대만 상륙 훈련에 나섰으며 미국은 항공모함 니미츠호와 인디펜던스호 등을 대만 해협에 집결시키면서 충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