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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유출’ 고교생들, 원격해킹 실패하자 악성코드 심었다

입력 | 2022-08-01 14:41: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광주 대동고등학교 2학년 1학기 내신시험 문답지를 빼돌린 재학생들이 출제 교사의 노트북을 해킹하려 했다가 실패하자 악성코드를 심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시험지·답안지 유출사건과 관련해 부정 시험을 치른 혐의(업무방해·건조물 침입)로 대동고 2학년생 A·B군(17)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B군은 올해 1월 문답지 유출을 공모하고 중간고사 직전(3월 중순~4월 말)과 기말고사 직전(6월 중순~7월 초순) 대동고 본관 2·4층 교무실에 13~14차례 침입해 16개 과목에 대한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렸다.

평소 컴퓨터 사용에 능하다고 알려진 B 군이 해킹을 담당하고, A 군이 교무실 앞에서 망을 보는 수법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B 군은 당초 해킹 프로그램을 교사들 컴퓨터에 설치해 범행을 시도했다. 해킹이 여의치 않자, B 군은 교사들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자동으로 화면을 캡처하는 프로그램을 가동, 직접 교무실에 침입해 사진 파일을 선별한 뒤 별도 USB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수법을 바꿨다.

광주 서구 대동고등학교 전경. 뉴스1

이들은 이같은 수법으로 중간고사 7과목(수학1·수학2·독서·생명과학·한문·일본어·화학), 기말고사 9과목(지구과학·한국사·수학1·수학2·독서·한문·생명과학·일본어·화학) 등 총 16과목의 문답을 빼돌렸다.

경찰은 A·B군이 범행 때 사용한 USB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악성 프로그램 설치용’과 ‘시험지와 답안지 반출용’ 등 2개 이상의 USB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로그램 설치용 USB는 발견됐으나 교사의 노트북에서 캡처본을 옮길 때 사용한 것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B 군은 “잃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악성 프로그램을 시중에서 습득·각색해 교사의 노트북에 설치·유출한 주범 B 군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 군의 경우 해킹에 직접적인 공범으로 가담했는지 불명확하다”며 “일단 B 군에 대해서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