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배씨와 5년전부터 친밀한 관계 산하기관 비상임이사 임명도 인연 작용” 산하기관 측 “친분으로 임명 안 돼” 반론 “경찰 조사 후 관계 노출 힘들어했다 배 씨도 거의 넋 나간 상태”
경기남부경찰청 수사관들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숨진 채 발견된 A 씨(46)가 별다른 경력 없이 경기도 산하기관 비상임이사로 활동한 것이 김 씨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46)의 영향력 때문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법카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배 씨와 A 씨는 약 5년 전부터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및 배 씨와 친분이 있는 B 씨는 1일 경기도 모처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2017년 A 씨가 이혼한 후부터 배 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A 씨가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배 씨 소유 집에서 3년여 동안 거주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B 씨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비상임이사도 배 씨와의 인연이 작용해 된 것이라 들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 의원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말부터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과원 비상임이사로 활동했는데, 국민의힘 등에선 관련 경력이 없는 A 씨가 어떻게 비상임이사가 됐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과원 관계자는 “비상임이사는 경기도지사 등의 추천을 받은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심사한다. 친분 등으로 임명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A 씨는 이 의원의 경기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지역 정보 요원으로 활동한 기무사 출신으로 당시 김 씨의 수행비서였던 배 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A 씨가 성남 국군수도병원 안에 있는 안보상담소에서 근무했는데 이 의원 아들이 수도병원에 장기 입원하지 않았나. 어떤 형태로든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재명 의원은 모른다고만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B 씨에 따르면 A 씨는 군 내부에서도 나름대로 인정받던 요원이었다고 한다. B 씨는 “A가 전역 이후 2년 여 가량 방황하다 올 초부터 경기 성남의 작은 유통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며 “성격도 밝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데 믿어지지 않는다. 배 씨 역시 사망 소식을 듣고 거의 넋이 나간 상태였다”고 전했다.
성남=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