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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의도적 군사 조치 취하면 美도 강력 대응…대만 인근 항모 배치

입력 | 2022-08-02 14:05:00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중국이 대만 주변에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군사 훈련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언론은 미국이 무력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면서도 실질적인 충돌이 발생한다면 중국의 책임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원의장과 미 행정부의 결정을 동일시해서는 안 되는데, 중국 측에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확대해석한다는 이유에서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의도적으로 행동을 취해 실제 충돌로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미국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퍼 연구원은 ‘중국의 의도적인 행동’에 대해 선박이나 항공기가 서로 접촉하거나 대만 상공을 너무 가깝게 비행하는 항공기나 미사일에 레이더 록온(lock on)이 걸리는 경우라고 부연했다.

록은은 목표를 설정하고 조준을 사격통제장치 같은 것으로 고정하는 것을 뜻한다. 록온 장치가 없다면 무기를 발사할 때 적에게 조준을 수동으로 해야겠지만 이 장치가 있다면 자동으로 정조준하게 된다.

또 그는 “이번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중국의 더 많은 행동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장을 지낸 맷 터핀은 이러한 갈등 고조 상황의 책임은 펠로시 의장이 아닌 중국 지도자들에게 있다 주장했다.

터핀 전 국장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중국의 행동을 이끌어낸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그들이 대만을 합병하는 데 필요한 구실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WP에 전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코앞까지 다가왔지만, 백악관 측은 여전히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펠로시 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할 것”이며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긴장을 고조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커비 조정관은 필요한 안전 조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만일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결정해 중국이 위기를 조성하거나 긴장을 고조시키려 한다면 그것도 전적으로 중국에 달린 것“이라면서도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결정하더라도, 중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어떤 긴장 고조에도 관여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CNN은 중국 지도부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바이든 행정부의 공식 방문과 혼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CNN은 펠로시 의장이 오랫동안 중국 공산당을 비판해왔기 때문에 중국 측의 반발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한 전직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중 워킹그룹의 다린 라후드 공화당 하원의원도 ”다른 나라가 아닌 대만으로 여행할지 여부는 펠로시 의장 단독으로 결정한다“며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하원과 행정부는 분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를 포함한 외국 정부가 연사, 하원의원, 기타 미국 정부 관리의 대만 또는 전 세계 여행 능력이나 권리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첫 중국계 여성으로 하원의원에 선출된 캘리포니아 민주당 소속 주디 추 의원은 ”항상 대만을 지지해왔지만, 지금 관계는 매우 긴장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대만에게 힘과 지지를 보여줘야 할 때다. 어느 시점이 더 중요한지는 그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에게 맡긴다“고 CNN에 전했다.

한편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에 따르면 대만 인근 해역에는 현재 3대의 미군 함정, 항공모함, 스텔스 전투기를 실은 함정 2척이 배치돼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 지역에서 미군 선박은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다만 비상사태에 이 배들이 필요할 경우 이곳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온 대만해협 중간선 부근까지 날아왔다고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는 등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극에 치닫는 모양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