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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기업 최대 30% 세액공제…업계 “美와 비교하면 갈길 멀어”

입력 | 2022-08-02 20:42:00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2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활동 성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가 2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의 내용을 공개했다. 대기업의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6%에서 20%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주요 경쟁국 지원책 대비 미비한 부분이 남아있고 법안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 대기업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6→20%로 확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두 가지로 구성됐다.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정부 인센티브 규모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시설투자’ 시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 기준 6%에서 20%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견기업은 8→25%, 중소기업은 16%→30%로 각각 공제비율을 높였다. 직전 3년 간 연 평균 투자 금액을 초과하는 만큼 투자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5%를 추가 공제한다. 인센티브 제공 기간도 당초 2024년에서 2030년까지로 확대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조치법 개정안은 국무총리 소속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첨단산업단지 조성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관련 인·허가 시한을 기존 30일에서 15일 이내로 단축했다. 산업단지에 쓰이는 수도·전기 등 각종 기반시설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범위도 공기업·공공기관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토지보상, 용수 시설 문제 등으로 3년 간 진통을 겪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사례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총량 규제에도 불구 대통령령으로 관련 학과 정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학과 증원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다. 정부의 인력양성사업에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를 추가하고, 대학 내 계약학과 운영비도 기업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기본적으로 첨단산업 기술은 진입 장벽을 높여서 빠르게 소득 구조를 만들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미국은 정부가 직접 투자…법 통과 속도 내 격차 좁혀야
반도체 업계는 법안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제 겨우 첫발을 뗀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우선 경쟁국과의 지원 격차가 분명하다.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미국 ‘반도체 칩과 과학(CHIPs) 법안’에는 정부가 관련 인프라 구축에 52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한다는 내용도 다겨 있다. 중장기적 인재양성에는 2000억 달러는 투입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정부가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업 투자 지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국 대비 법안 마련이 늦은 만큼 향후 하위법령 정비, 국회통과 등의 과정에서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만 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도입을 공언했던 반도체지원법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는 데까지 18개월이 걸렸다.

양 위원장은 4일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국민의힘은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석수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적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야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에서 “대한민국 반도체산업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오는 정기국회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과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야당도 적극 협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도 여야 의원 전원에게 법안 주요 내용을 담은 친전(親展)을 보내며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