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집중시간 지정해 생산성 유지 英기업 70곳 6월부터 시범운영
“회사가 마치 독서실 같습니다. 직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업무에만 몰두합니다.”
영국 화장품 제조업체 ‘다섯 다람쥐(5 Squirrels)’의 게리 콘로이 최고경영자(CEO)는 1일 CNN에 주 4일 근무제 시행 후 달라진 사내 풍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콘로이 CEO는 직원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매일 오전, 오후 각각 두 시간씩 이메일, 전화, 사내 메시지 등에 응답하지 않아도 되는 일명 ‘심층 업무시간’을 지정했다. 적게 일하되 ‘진짜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고안해낸 것이다.
런던 홍보업체 유니티 역시 주 4일제 도입 초반 혼란의 적응기를 거친 뒤 재빨리 살길을 찾았다. 모든 회의는 5분을 넘기지 않도록 했고 고객 미팅은 30분으로 제한했다. 또 불필요한 대화로 업무에 방해받지 않도록 ‘신호등 제도’를 도입했다. 근로자마다 책상에 ‘말 걸지 말아 달라’면 빨간색, ‘바쁘지만 대화할 시간은 있다’면 노란색, ‘상관없다’면 파란색 표시를 하는 식이다.
아이슬란드 등 이미 주 4일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토노미는 “지난달까지 공공부문 근로자 2500명을 상대로 주 36시간 근무를 시행한 아이슬란드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여러 방면에서 극적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