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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독서실 같아” 주 4일제가 바꾼 풍경

입력 | 2022-08-03 03:00:00

업무집중시간 지정해 생산성 유지
英기업 70곳 6월부터 시범운영




“회사가 마치 독서실 같습니다. 직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업무에만 몰두합니다.”

영국 화장품 제조업체 ‘다섯 다람쥐(5 Squirrels)’의 게리 콘로이 최고경영자(CEO)는 1일 CNN에 주 4일 근무제 시행 후 달라진 사내 풍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콘로이 CEO는 직원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매일 오전, 오후 각각 두 시간씩 이메일, 전화, 사내 메시지 등에 응답하지 않아도 되는 일명 ‘심층 업무시간’을 지정했다. 적게 일하되 ‘진짜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고안해낸 것이다.

런던 홍보업체 유니티 역시 주 4일제 도입 초반 혼란의 적응기를 거친 뒤 재빨리 살길을 찾았다. 모든 회의는 5분을 넘기지 않도록 했고 고객 미팅은 30분으로 제한했다. 또 불필요한 대화로 업무에 방해받지 않도록 ‘신호등 제도’를 도입했다. 근로자마다 책상에 ‘말 걸지 말아 달라’면 빨간색, ‘바쁘지만 대화할 시간은 있다’면 노란색, ‘상관없다’면 파란색 표시를 하는 식이다.

영국 싱크탱크 ‘오토노미’ 등은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미국 보스턴대 연구진과 협력해 6월부터 70개 기업의 근로자 33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근무 시범 운영에 나섰다. 6개월간 근로자들은 100%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임금 삭감 없이 평소 근무시간의 80%만 일한다.

아이슬란드 등 이미 주 4일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토노미는 “지난달까지 공공부문 근로자 2500명을 상대로 주 36시간 근무를 시행한 아이슬란드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여러 방면에서 극적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