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국가브랜드 제고 및 도시재생 촉진 중앙정부-부산시-기업 하나돼 총력 다해야 국민적 ‘붐업’과 적극적 해외 홍보도 필요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
2014년 부산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부단한 홍보와 노력 끝에 엑스포 유치는 2019년 국가사업으로 확정됐고 유치기획단도 설립됐다. 이어 2021년 7월에는 유치위원회가 출범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엔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되면서 국가 유치 역량을 총결집하는 등 추진 체계가 갖추어졌다.
왜 많은 국가가 엑스포에 많은 관심을 쏟고 개최를 추진하는 걸까? 엑스포는 국가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높여 국제사회 위상을 제고하고, 다양한 교류와 교역 촉진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 엑스포 기간에는 각국 정상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국내외 수천만 명의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아 세계 사회의 이목을 끌 수 있다. 아울러 개최 준비 과정에서 사회 가치와 행동 양식을 국제 기준으로 상향시키는 시민의식 운동은 선진 사회로 발돋움하는 효과를 낳는다.
지역적으로도 도시재생의 시작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엑스포 부지 개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 구축, 교통망 확충, 주택 개량 등은 장기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을 촉진한다. 개최 도시는 엑스포 개최를 지역 발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각종 사회간접자본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 이미지 제고, 지역주민의 일체감 조성 및 자긍심 고취,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 효과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긍정적인 레거시(유산) 효과를 남기기 때문이다.
부산은 지난해 12월 1차 경쟁 프레젠테이션과 올 6월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마쳤다. 2차 발표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접 유치 지지를 호소했고, 대통령 메시지도 전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밝혔다. 현재 부산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배우 이정재, 가상인간 로지, 그룹 방탄소년단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각국 주재 대사관, 정상회담 등 외교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교섭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세계무대를 향한 더 적극적인 호소가 필요하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주요 국제기구가 위치한 외교 무대, 또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중앙정부, 부산시 그리고 기업이 하나가 되어 엑스포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내년 11월 개최지 선정까지 개발도상국 등 BIE 17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유치 교섭 활동에 정부와 부산시는 물론 한국관광공사, KOTRA, 한국국제교류재단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기업이 보유한 인적 네트워크도 가동해 해외 홍보 및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의 참여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오사카 엑스포 유치 활동 시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전 일본 경단련 회장 등 기업인이 적극적인 유치 교섭을 하고 엑스포 개최 비용도 분담하기로 하였다. 이렇듯 업계가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엑스포 유치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 국제사회에 신뢰를 구축해 왔다. 우리 정부 또한 SK와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의 자사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 BIE 회원국을 전담하는 한편 민간과 정부의 시너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대국민적 관심과 열기가 부족하다면 엑스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독일 하노버 박람회는 시민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지 못함으로써 적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부산을 넘어선 국민적 ‘붐업’과 해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