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작곡가 김효근-음악감독 이진욱 “70, 80년대 정취와 낭만 선물하고 싶어”
뮤지컬 ‘첫사랑’의 음악을 만든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왼쪽)와 이진욱 음악감독.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설레는 내 마음에 빛을 담았네/말 못해 애타는 시간이여/나 홀로 저민다’(가곡 ‘첫사랑’)
시를 닮은 노랫말에 클래식 음악 선율을 입힌 가곡은 뮤지컬 넘버가 될 수 있을까. 가곡 ‘내 영혼 바람되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첫사랑’을 작곡한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62)가 2012년 발매한 연가곡집 ‘사랑해’ 수록곡이 뮤지컬 넘버로 탄생한다.
다음 달 2∼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첫사랑’에서 그의 가곡을 뮤지컬 넘버로 각색한 이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음악감독 이진욱(42). 국내 첫 ‘가곡 뮤지컬’을 만든 둘을 지난달 27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작품은 50대 남성 사진작가인 ‘현재의 태경’(조순창 윤영석)이 우연한 계기로 20대 때인 ‘과거의 태경’(김지훈 변희상)과 첫사랑 선우(양지원)를 만나게 되는 로맨스 판타지다.
“원곡의 정서를 살리며 배우들의 감정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찾으려 여러 창법과 연주법을 실험 중이에요.”(이진욱)
김효근은 서울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인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작사·작곡한 ‘눈’으로 대상을 받았다. 교수가 된 후에도 가곡을 작곡해온 그의 인생은 뮤지컬의 소재가 됐다. “선우가 대학가곡제에서 ‘눈’으로 대상을 받는 건 실제 제 이야기고, ‘과거의 태경’은 20대 때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김효근)
이들은 1970, 80년대 정취를 담은 음악과 첫사랑의 낭만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표 넘버 ‘첫사랑’을 들으면 더 잘해주지 못했던 첫사랑이 떠올라 고해성사 하는 기분이에요.”(이진욱) “무대 조명이 켜지면 40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김효근)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