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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공에 거대한 ‘물주머니’…비-폭염-비-폭염 오락가락

입력 | 2022-08-03 14:48:00

더위 식히는 시민들(뉴스1 DB)


기압계 영향으로 며칠째 한반도 상공에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3일 오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비는 오후 대부분 그치겠지만 높은 습도 탓에 한동안 ‘찜통더위’와 비가 번갈아 찾아오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오전 전국 곳곳에 비가 쏟아졌다. 많이 내린 곳은 오전까지 100mm가 넘는 비가 내리기도 했다. 오후 12시 기준 기상청 자동측정지점 기준으로 경기 여주시 금사면에서는 137.5mm의 강수량이 확인됐고 경기 양평군 양평읍 136.6mm, 강원 원주시 문막읍 106.5mm, 서울에도 도봉구 방학동 90.5mm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과 전라 제주 지역에도 10~40mm 사이의 비가 내렸다. 지역에 따라 시간당 30mm 넘는 폭우가 내린 곳도 있었다.

늦게까지 비가 오는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 지역의 비는 오후 들어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 발효됐던 호우 특보도 오후 들어 모두 해제됐다.

이번 비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남쪽과 북쪽 간에 기압 차이를 보이는 기압골이 형성되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비구름이 형성됐다. 현재 한반도 상공은 주변의 기압계 영향으로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적도발(發) 공기가 계속 유입돼 거대한 ‘물주머니’가 되어 있는 상태다. 여기에 기압골이 발달하면서 상공을 꽉 메웠던 물주머니가 터진 것이다.

기압골이 동쪽으로 물러나면서 4, 5일에는 일부 지역에서 내리는 소나기를 제외하면 맑은 날씨가 나타나겠다. 하지만 높은 습도 영향으로 푹푹 찌는 ‘사우나 같은’ 찜통더위가 찾아온다. 3일에도 비가 그친 곳은 기온이 오르면서 한낮기온이 30도를 넘겼고, 체감온도는 대부분 35도 이상을 나타냈다. 체감온도가 33도를 넘는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일 때 폭염주의보가, 35도 이상일 때 폭염경보가 발령된다. 이에 따라 3일 오후 현재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린 상태다. 4일에도 한낮기온은 서울 32도, 대전과 광주 33도, 대구 35도로 예보됐다. 체감온도는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도 나타날 전망이다.

폭염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또 비가 찾아온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동남쪽에 위치한 채 시계 방향으로 돌고 있는 데다 한반도 서쪽에서도 북진하는 기류가 작용하면서 계속 남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펌프질을 하듯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6일에는 이 수증기와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7일에는 비가 그치면서 다시 폭염이 찾아오고, 8일 오후부터는 다시 비가 시작될 예정이다. 기상청은 한동안 ‘비-폭염-비-폭염’이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될 것이라며 실시간 날씨 정보를 확인하고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