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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리그 출격’ 우상혁 “압박없이 즐겁게 뛸 것”

입력 | 2022-08-03 16:08:00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 나서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한층 즐기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혁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시리즈 출정식에서 “그동안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면 이제 없다. 즐기면서 뛰고 싶다. 편하게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즐기면서 뛰었지만, 부담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제 딴에 큰 숙제는 끝낸 것 같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를 즐길 생각”이라고 전했다.

우상혁은 올해 쉼없이 달렸다.

지난 2월 실내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우상혁은 2월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실내투어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6을 뛰어넘어 한국기록을 6개월 만에 경신했다.

3월 20일에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해 2m34를 뛰어넘고 한국 사상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우상혁은 5월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에서는 2m33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후 국내에서 훈련을 이어간 우상혁은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로 점찍었던 실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냈다. 그는 7월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서 2m35를 날아올라 은메달을 수확했다.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대결하는 것이 익숙해졌다는 우상혁은 “처음에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만났을 때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동등한 입장이 됐다. 더욱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되고, 나의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며 “앞으로도 나만의 플레이를 하는데 중점을 둬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지난달 21일 귀국한 후에도 우상혁의 휴식 시간을 짧았다. 곧바로 다이아몬드리그 준비에 나섰다.

우상혁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2~3일 정도 쉬다가 소속 부대에 복귀를 했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하기 위해 계속 컨디션을 유지하며 관리했다”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11일 새벽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상혁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난 경쟁자들과 23일 만에 재대결한다.

이 대회에는 2022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역 최강’인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바심과 공동 1위를 차지한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출전한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안드리 프로첸코(우크라이나)도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

바심, 탬베리와 재대결에 대해 묻자 우상혁은 “이번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경쟁을 생각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년 실내외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맞춰 준비하고 싶고, 다이아몬드리그 또한 과정일 뿐”이라며 “지금 이 선수들을 이긴다고 해서 내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우상혁은 “올해 숙제라는 숙제는 다 했다. 나만 생각하기도 바쁜데 경쟁자를 생각하면 나의 플레이도 나오지 않는다”며 “숙제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간의 부담, 압박을 내려놓고 재미있게 플레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9월 8~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왕중왕전’ 성격의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 출전에 대한 욕심은 있다.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13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남자 높이뛰기 경기가 열린다. 남자 높이뛰기는 5개 대회 랭킹 포인트를 더해 파이널 대회에 나설 6명을 정한다. 우상혁은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승해 랭킹 포인트 8점을 확보한 상태다.

만약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승 또는 준우승을 차지할 경우 파이널 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우상혁은 “파이널 대회는 유튜브나 TV로만 보던 대회다. 내가 뛸 수 있다는 것에 항상 행복한 마음이 있고, 매일 꿈인가 싶기도 하다”며 “뛰는 것 자체로 영광스러운 대회라 뛰게 되면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하면 다이아몬드리그 모양의 트로피도 받는다.

우상혁은 “트로피를 받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욕심인 것 같다. 출전하게 되면 그날의 컨디션을 믿고 플레이를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널 대회는 우상혁이 전역 이후 처음 나서는 국제대회이기도 하다.

우상혁은 “입대 후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성장한 것을 제대하고 유지하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제대 후 지금까지 했던 마인드나 훈련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계속 모으는 느낌이다. 쌓이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나의 훈련 방향성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려 한다. 제대를 한 후에도 천천히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