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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한국도 할 수 있다는 것 증명…기분 좋아”[일문일답]

입력 | 2022-08-03 17:40:00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자신을 보면서 다른 한국 선수들도 도전을 이어가길 바랐다.

우상혁은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포상금 수여식 및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시리즈 출정식에서 “내가 다이아몬드리그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뛰면서 한국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른 우상혁은 올해 3월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우승(2m34),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2m33), 지난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우승(2m35) 등 역사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 육상의 간판 스타로 떠오른 우상혁은 다른 한국 선수들도 걸출한 성과를 내기를 바랐다.

우상혁은 “한국 선수들이 나를 동기부여로 삼고, 힘을 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훈련하길 바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끝까지 가보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로 우상혁은 대한육상연맹으로부터 5000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상금은 3500달러(약 4600만원)였다.

우상혁은 2월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실내 대회에서 2m36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해 포상금 2000만원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포상금 30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아직 군인 신분이라 돈을 쓸 일이 없었다. 잘 저축하고 있다”면서 “열심히 해서 포상금을 받으면 뿌듯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

-포상금 받을 때 기분은 어떤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군인 신분이라 쓸 일은 없었다. 잘 저축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포상금을 받으면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선수권 치르며 느낀 보완점은.

“더 높이 뛰려면 보완보다 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높이뛰기는 2m30대를 뛰다보면 2m40대도 뛸 수 있고, 더 높은 기록도 뛸 수 있다. 2m38을 뛰자고 뭘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하던대로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시면 더 잘 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아몬드리그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최근 근황은.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고 2~3일 정도 쉬다가 소속 부대 복귀를 했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다이아몬드리그를 위해서 계속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관리했다. 지금까지도 즐겼지만 부담이 아예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제 딴에 큰 숙제는 끝낸 것 같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다이아몬드리그를 즐길 생각이다.”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무타즈 에사 바심, 장마르코 탬베리 등 정상급 선수들과 23일 만에 대결하는데.

“이번에는 경쟁을 생각하지 않고 뛰려 한다. 이 또한 과정일 뿐이다. 지금 이긴다고 해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긴다고 파리 올림픽에서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만 생각하기도 바쁜데 경쟁자를 생각하면 나의 플레이도 나오지 않는다. 그동안 타이틀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면 이제 없다.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지금 놓여진 상황에 부담이 없다. 숙제라는 숙제는 다 한 것 같다. 편하게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편하고 즐겁게 운동하고 싶다. 그간 부담, 압박이 있었다면 이제 그런 것이 없다. 이번 대회는 더 재미있게 플레이하지 않을까 한다.”

-훈련 환경에서 부족함을 느낀 부분이 있었나.

“딱히 부족한 것은 없다. 편하게 운동하고 있고, 제대도 앞뒀다.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큰 대회만 준비하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싶다. 내년 실내외 세계선수권대회, 항저우 아시안게임만 초점을 맞춰서 준비하고 싶다. 올해 대회를 많이 소화해서 조절하고 싶다. 상황을 보면서 편안하게 준비하고 싶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대회는 유튜브나 TV로만 보던 대회다. 제가 뛸 수 있다는 것에 항상 행복한 마음이 있다. 매일 꿈인가 싶기도 하고, 뛰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대회다. 뛰면서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파이널 대회에 출전하면 뜻 깊을 것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 가서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뛰고 싶다.”

-파이널 대회는 전역하고 처음 치르는 대회가 된다. 우승하면 트로피도 받는데.

“트로피 받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욕심인 것 같다. 컨디션을 믿고 플레이를 해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영의 황선우가 포상금 수여식에서 응원해줬는데.

“응원과 축하를 받았다. 황선우 선수가 말한 것처럼 나아가는 방향이 비슷하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파리 올림픽에서 서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많은 대회를 뛰었는데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

“어느 때보다 국제대회를 많이 뛰었다. 해외 선수들을 보며 경기한 것은 올해가 가장 많았다. 해외에서 더 부딪혀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잘 준비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국제대회를 더 많이 뛰고 싶다. 뛰다보니까 익숙해지더라. 원래 세계적인 선수를 만났을 때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동등한 입장이 됐다.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되고, 나의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 나만의 플레이를 해야 제 기록을 뛸 수 있다. 나만의 플레이를 하는데 중점을 둬야할 것 같다.”

-우상혁 덕분에 한국 육상 팬들이 세계선수권대회, 다이아몬드리그를 보게 됐는데.

“육상 선후배들에게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 것 같다. 한국 선수도 다이아몬드리그, 세계선수권대회도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기분이 좋다. 나도 해야할 것이 많지만 다른 한국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되고, 힘을 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훈련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끝까지 가보면 좋은 결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대하고 훈련 환경이 바뀌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

“부대에 있으면서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성장한 것을 제대하고 유지하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대하고서 지금까지 했던 마인드나 훈련을 유지할 것이다. 시간을 계속 모으는 느낌이다. 쌓이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급하게 안하려고 항상 생각한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훈련 방향성이고, 급할수록 돌아가자는 생각이다. 제대를 한 뒤에도 천천히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 준비할 생각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