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늘고 회식 줄어 시간 여유 “팬데믹 또 올지도” 수익원 늘려
서울에서 5년째 요가 강사로 일하는 정선희 씨(29)는 밤에는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유튜브로 웹디자인을 독학했고, 같은 해 9월 웹디자인기능사 자격증을 딴 후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정 씨가 ‘투잡’을 갖게 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부터 피트니스센터를 찾는 이들이 급감하며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었기 때문이었다. 금세 끝날 것으로 기대했던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새 길을 찾은 것이다.
올 4월부터 거리 두기가 해제되며 수입은 예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정 씨는 “코로나19 재확산에서 볼 수 있듯 언제 다시 팬데믹이 올지 몰라 앞으로도 웹디자이너 일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대기업 경영기획 부서에서 일하는 신모 씨(31)는 지난해 7월 친구 3명과 손잡고 서울 중구에 와인바를 개업했다. 신 씨는 “코로나19 이후 일주일에 2, 3번씩 하던 회식이 없어졌고 재택근무가 일상화돼 ‘저녁이 있는 삶’이 생겼다”며 “저녁 시간을 이용해 대학생 때부터 꿈꾸던 자영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잡’ 앱-플랫폼 발달… 진입장벽도 낮아져
‘N잡’ 몰리는 2030
서울에 있는 출판사에 다니는 김은혜 씨(27)는 한 달 전부터 프리랜서 번역 일을 시작했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 격일 재택근무를 시작한 김 씨는 “통근에만 왕복 2, 3시간이 걸렸다”며 “준비 시간 등을 합치면 하루 걸러 4, 5시간의 여유를 얻은 셈인데 이 시간을 번역 업무에 쓰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김수지 씨(33)는 주말이면 화상회의 앱 ‘줌(Zoom)’을 통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일본어를 가르친다. N잡 앱에 공고를 내고 수강생을 모집한 김 씨는 “대면 강의였다면 엄두를 내기 어려웠을 텐데 화상으로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고 했다. N잡 매칭을 돕는 앱 ‘숨고’의 신규 가입자 수는 올해 상반기(1∼6월)에만 19만 명으로 2020년 한 해 신규 가입자(19만1000명)에 육박했다.
다만 N잡이 회사 취업규칙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법인 신영의 김광훈 노무사는 “N잡은 사규에 겸업금지 조항이 있을 경우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근무하는 회사의 취업규칙을 살펴본 뒤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