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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尹, 연극 보고 뒤풀이하면서 펠로시 안 만나…이해할 수 없어”

입력 | 2022-08-04 09:50:00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후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2.8.3 대통령실 제공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까지의 보도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는다고 한다.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대통령제 국가이지만, 외교 안보는 의회가 초당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다. 국방비 등 예산에 있어서도 의회의 힘이 막강하며, 한미동맹에도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검토했을 때, 주한미군 유지 결의를 한 것도 미 의회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의회의 대표인 하원 의장은 미국 ‘국가의전 서열’로는 부통령에 이어 3위인데,  워싱턴 권력에서는 사실상 2인자다. 트럼프 대통령의 State of Union 연설문을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박박 찢은 사람이 바로 펠로시 의장이었다”고 부연했다.

유 전 의원은 “미국의 상ㆍ하원 의원,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방한해도 역대 우리 대통령들은 대부분 이들을 만났다. 격을 따지지 않고 만난 것은 그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했고 이들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방문하는데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는다? 휴가 중이라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의 대표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펠로시 의장은 오늘 JSA를 방문한다고 한다. 동맹국 의회의 지도자가 우리 안보의 최일선을 방문하는데 정작 우리 대통령과는 아무런 만남이 없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 눈치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한미동맹을 강조했던 새 정부 초반부터 오락가락 외교는 우리 국가이익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서 펠로시 의장을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시아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및 여야 원내대표단과 국회에서 회동하고 오찬을 가진 뒤 오후에는 판문점을 찾을 예정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3일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만남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