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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대차 지난달 日서 60대 팔려…‘수입차의 무덤’ 실감 속 가능성도 엿봤다

입력 | 2022-08-04 13:57:00

아직은 낮은 수입차 선호도, 더딘 전기차 인프라로 고전
판매량보다 소비자 경험에 초점…중장기 공략에 무게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2020.10.14/뉴스1 © News1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자동차가 7월 한 달간 60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은 ‘수입차의 무덤’인 일본 시장의 높은 벽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일본 내 전기자동차 시장이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황이어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4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이 발표한 7월 수입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총 60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올해 2월 2009년 이후 12년여 만에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발표했다. 5월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가 7월 현지 소비자에게 차량을 인도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 수소차 넥쏘 2종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판매된 차종을 구분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대부분 아이오닉5로 추정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일본에서 한 달에 100대 이상 팔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일본 소비자들은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차량 약 479만 대 중 수입차 비중은 5.4%(약 26만 대)에 그친다. 지난달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로 3325대였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는 벤츠 차량이 5456대가 팔렸다.

일본은 한국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전기차 관련 인프라도 더디게 보급되고 있다. 이에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에서 판매된 승용차 171만2911대 중 전기차 비중은 1.0%(1만7780대)다. 일본 도요타가 처음 내놓은 양산형 전기차 bZ4X도 5월 판매를 시작한 뒤 6월 말까지 83대만 팔렸다. 도요타는 지난달 bZ4X의 바퀴와 차량을 연결하는 부위의 결함으로 인해 리콜과 함께 당분간 생산 중단을 결정하는 등 안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테슬라도 일본에서의 월평균 판매량은 1000대에 미치지 못한다.

일본 요코하마 고객 경험 센터

현대차는 당장의 판매량보다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일본 요코하마에 ‘현대 고객 경험 센터’를 개관해 전기차는 물론 전기차를 통해 바뀔 일상 등을 소개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 교토의 택시회사 MK택시에 아이오닉5 50대를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현지 차량 공유 서비스 ‘애니카’와 협업을 통해 아이오닉5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7월 판매량은 100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현대차의 친환경차를 향한 현지의 관심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도 유튜브 등을 통해 아이오닉5가 도요타의 첫 양산형 전기차 bZ4X나 닛산의 아리야보다 성능 등이 우수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트라는 “현지 소비자에게 가격 외의 차별화된 가치를 중시하는 점을 공략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