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첫 성적표 60대 판매 그쳐, 日 전기차 인프라 약해 한계 실감 고객체험센터 열어 경험 확산 초점… 현지 아이오닉5 평가 좋아 기대감 도요타 첫 전기차 리콜로 생산중단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자동차가 첫 달인 7월 60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현대차는 다만 일본 내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단기 판매 실적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의 지난달 수입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총 60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를 판매하고 있다. 판매된 차량은 대부분 아이오닉5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2월 2009년 이후 12년여 만에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발표했다. 5월 사전 예약에 들어갔고, 지난달부터 현지 소비자에게 차량이 인도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주력으로 내세웠는데 일본 내 전기차 관련 인프라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올해 상반기(1∼6월) 일본에서 판매된 승용차 171만2911대 중 전기차는 1만7780대로, 비중은 1%다. 일본 도요타가 처음 내놓은 양산형 전기차 bZ4X도 5월 판매를 시작한 뒤 6월 말까지 83대만 팔렸다. 이 차량은 급기야 바퀴와 차량을 연결하는 부위의 결함으로 인해 지난달 리콜과 함께 당분간 생산 중단이 결정됐다. 세계 전기차 1위인 미국 테슬라도 일본에서만큼은 월평균 판매량이 1000대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는 당장의 판매량 증대보다는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져야 현대차 판매도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일본 요코하마에 ‘현대 고객경험센터’를 개관해 전기차는 물론이고 전기차를 통해 바뀔 일상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 교토의 택시회사 MK택시와 아이오닉5 50대를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현지 차량 공유 서비스 ‘애니카’와도 협업 중이다. KOTRA는 “일본 소비자들의 경우 가격 외에도 차별화된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을 적극 공략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