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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쌓인 대통령실, 쇄신론 뒤숭숭… 취임 석달 ‘불면의 밤’

입력 | 2022-08-05 03:00:00

‘휴가 아닌 휴가’ 용산청사는 지금…




“‘무두절(無頭節·상사 없는 날)’이라는데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부터 닷새 동안 휴가를 떠나 휴식과 국정 구상에 들어갔지만 연이은 악재에 대통령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논란, 모 법사의 이권 개입 논란 등 각종 잡음이 불거진 데다 여권에서조차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으로 윤 대통령의 결단을 직접 압박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휴가를 마무리하는 윤 대통령 앞에는 민생경제 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 정기국회 준비 등 산적한 과제가 놓여 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 취임 100일 성과 보고 등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 지지율 반등과 국정 과제 이행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뒤숭숭한 대통령실…20%대 지지율 고착 우려
대통령실은 당초 윤 대통령의 휴가 기간에 맞춰 돌아가며 참모들도 짧은 휴가로 재충전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여권발(發)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이 제기되며 휴가 분위기는 물 건너갔다. 곳곳에서 논란도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업체의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논란과 모 법사의 이권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에 대한 학부모와 교육계의 성토가 쏟아졌다. 윤 대통령의 휴가를 각종 논란에서 거리를 두며 악재를 끊을 계기로 삼으려던 구상이 어그러진 것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위기감도 엿보인다. 특히 “20%대 지지율이 고착화될 경우에는 민심 이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고심 끝에 경남 거제시 저도 등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3일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게 휴가 행보의 전부다. 연극 관람을 두고 “한가하다”고 야권 일각에서 지적이 나오자 최영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경제난과 코로나 장기화로 예술인들이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 격려하고자 하는 뜻이 담긴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핵심 참모들도 연달아 브리핑을 열고 소통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각종 악재에 이마저도 빛이 바래면서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 與 연이은 인적 쇄신 요구…尹은 ‘새 출발’에 방점
대통령실은 선을 긋고 있지만 집권 여당에선 연일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5선인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정 초기에 정책 그립을 강하게 잡기 위해 측근 인사를 등용한 건 사실이지만 100% 적재적소의 인물이 선정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대통령과 가까이 있는 분들에 의해 인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에 깊숙이 관여한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친윤 그룹 내에서는 “사실상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는 말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국정 동력을 되살리고 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기 위해선 인사를 통해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통령실은 인적 쇄신보다는 ‘새 출발’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라디오에서 “정권이 바뀌었으면 그런(국정) 과제들을 수행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채 안 됐다”며 “국민에게 성과를 보여줄 만한 시간과 과정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참모들의 거취는 인사권자에게 달린 것이지만, 지금은 (사퇴하기에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라고 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대안이 없이 무조건 잘라내기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대통령이 이를 포함해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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