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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대만 방문’ 독 오른 中…美 ICBM 실험 연기

입력 | 2022-08-05 05:53:00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미국 군 당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연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긴장 고조를 방지하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공군 미니트맨-3 ICBM 시험발사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 미국의 의전서열 3위이자 민주당 수장인 펠로시 의장은 아시아 순방 중 대만 방문을 강행했다. 25년 만에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땅을 밟은 것으로, 중국은 대만 인근을 둘러싸고 대량 미사일 무력시위를 했다.

특히 무력시위 과정에서 일부 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만 외 역내 국가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당초 이번 주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서 시험 발사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 시험 발사가 미뤄진 상황으로, 미국 국방부는 별도로 설명은 내놓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과 함께한 정례브리핑에서 미니트맨-3 시험 발사 연기 사실을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미국은 단호하지만, 또한 안정적이고 책임감이 있다”라며 “긴장을 더욱 고조한다면 우리와 대만, 역내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런 취지로 “그게 오래전 계획한 이번 주 미니트맨-3 ICBM 실험 일정을 가까운 미래로 조정한 이유”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불안정을 초래하는 군사 활동에 관여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오판과 오해를 줄여 책임 있는 핵보유 국가로서의 행동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미국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시의적절한 공지로 계속 투명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는 중국이 종종 거부하는 활동”이라고도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시험 발사 일정 조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핵 억지에 대한 신뢰성과 대비 태세, 현대화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라며 “실험은 이뤄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로 일정이 조정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WSJ은 한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중국과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연기를 지시했다”라고 전했다. “오래 계획한 실험이지만, 대만 관련 중국 행동을 감안해 오해가 없게 하려 연기됐다”라는 것이다.

미니트맨-3은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ICBM 시스템으로, 당국은 이른바 ‘글로리 트립(Glory Trip)’이라는 이름으로 일년에 몇 차례 신뢰성 평가 차원에서 시험 발사를 진행한다. 연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분명하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