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곧 달을 향해 떠난다. 다누리의 발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다누리를 우주로 보낼 발사체인 ‘팰컨9’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누리는 5일 오전 8시8분(한국시간)께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다. 지난 한 달 동안 발사 사전 작업을 모두 마치고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블록5’에 탑재된 상태다.
◆액체연료 9개 탑재된 ‘팰컨9’…로켓 재활용 시대 열어
특히 팰컨9 시리즈는 ‘로켓 재활용’이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실현한 기체다. 팰컨9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1단 로켓 재활용에 성공한 바 있다.
그간 로켓과 같은 우주발사체는 위성 등 탑재체를 우주로 쏘아올린 뒤 그대로 버려지곤 했다. 우주까지 치솟았던 발사체를 회수해올 기술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막대한 비용을 낭비해야만 했던 것. 하지만 팰컨9은 발사체가 탑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린 뒤 스스로 비행해 다시 지상이나 해상(바지선)으로 착륙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로켓의 시대를 열어 젖혔다.
팰컨9은 첫 로켓 재활용에 성공한 이후 약 4년 만인 지난 2021년 1단 로켓 10회 재활용 목표를 달성했다.
◆다누리 실린 ‘팰컨9 블록5’, 재활용 로켓 끝판왕…최대 100회까지 발사 가능
팰컨9 시리즈가 1단 로켓을 재활용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재활용을 위해서는 매번 분해 정비 및 부품 교체 과정을 거쳐야 해 수개월 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로 인해 앞선 팰컨9 모델들은 최대 10회까지 재활용이 가능함에도 같은 로켓이 3회 이상 발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팰컨9 블록5는 단순한 정비와 점검만 거치면 곧바로 재발사가 가능하고, 별도의 분해·부품 교체 없이 연속으로 10회까지 쏠 수 있다. 10회 이후부터 일부 부품을 교체해가며 최대 100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로켓을 재활용할 경우에는 매 발사마다 비용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팰컨9 블록5 재발사는) 탑재체를 새로 싣는 것 외에는 따로 할 일이 없다. 하나의 로켓이 퇴역하기까지 최대 100회까지 발사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실제로 팰컨9 블록5는 지난 2018년 최초 발사 및 재활용 발사에 성공한 이후 스페이스X의 핵심 우주 산업인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팰컨9 시리즈는 ‘재활용 로켓’임에도 그 성능까지 출중하다. 1단의 추력(발사체를 쏘아올리는 힘)만 해도 775t으로 지난 6월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300t)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누리호는 초속 7.5㎞로 탑재체를 지구 저궤도(600~800㎞)까지만 올려보낼 수 있다. 반면 팰컨9은 지구 궤도를 완전히 벗어나 심우주로 향하기 위한 최저 속력인 초속 11.2㎞를 넘기는 게 가능하다. 다누리의 목적이 지구를 벗어나 달 궤도에 진입하는 것인 만큼 누리호는 아직 힘이 부족한 셈이다.
이번 다누리 발사는 미국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도움을 받아 이뤄지지만, 정부는 달 궤도선에 이어 2031년 쏘아올릴 예정인 ‘달 착륙선’은 누리호를 통해 완전히 독자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성능 개선을 위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부터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으며, 예타가 통과될 경우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달 착륙선 개발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