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人’은 협업 소프트웨어 ‘플로우(FLOW)’를 서비스하는 마드라스체크 고객경험팀의 박예랑 본부장과 이인혜 파트장입니다. 박예랑 본부장은 고객과의 최전선에서 소통하는 고객경험팀의 전략 수립부터 서비스 제작에 이르는 고객 여정을 책임지고 있으며, 이인혜 파트장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인 플로우의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협업 툴이란, 기존의 업무 방식인 전화나 메일을 넘어서, 업무 자체에 최적화된 소통 방식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의미합니다. 플로우를 사용하는 기업이나 관리자, 일반 사용자들의 요청부터 활용 방법에 대한 교육 등을 바로 고객경험팀이 맡아서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일반적인 기업의 고객관리팀은 고객을 응대하는 선에서 끝나지만, 플로우의 고객경험팀은 고객 응대를 넘어서 플로우 서비스 전반에 대한 전략 수립과 사내 문화 정립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부서라는데요, 마드라스체크 고객경험팀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지 두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마드라스체크 박예랑 CX본부 본부장(좌)과 이인혜 SaaS 운영파트 파트장(우). 출처=IT동아
IT동아 : 인터뷰에 응해주신 두 분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선 박예랑 본부장님이 이끌고 있는 마드라스체크의 CX 고객경험팀이란 어떤 일을 하는 부서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예랑 본부장 : CX본부, 고객경험팀은 플로우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고객의 소리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소통하는 부서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카카오톡, 채널톡, 협업 툴 내 1:1 문의, 메일, 전화 등의 다양한 채널에서 발생하는 문의를 해결해드리고 있고, 또 서비스 관점에서만 진행하는 걸 넘어서 고객이 전달할 사항이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문의를 취합해 제품 기획팀, 개발팀에 공유하고 신규 개발에 반영되도록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인혜 파트장 : SaaS 운영파트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결제 관리나 정부지원사업 운영, 고객 응대, 고객의 소리 취합 및 신규 서비스 리뷰, 고객 사용성 개선을 위한 콘텐츠, 컨설팅까지 모두요. 고객이 플로우를 잘 사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맡고 있습니다.
CX본부는 설립된지 2년 만에 1명에서 13명으로 규모를 늘렸다. 출처=IT동아
IT동아 : 고객경험팀이 도입된 시점이 있을까요? 또 계기가 있다면 간단히 얘기해주시길 바랍니다.
접수된 문의를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는 CX본부 팀원들. 출처=IT동아
IT동아 : 고객 경험이라는 말 자체가 고객의 소리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지요, 그럼 플로우의 고객 관리 프로세스는 어떻게 구성돼있는지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인혜 파트장 : 고객경험팀은 고객이 처음 플로우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함께합니다. 첫 순서로는 플로우의 활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데, 기초 기능과 심화 활용, 그리고 사내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점과 관리자들을 위한 단계별 교육까지 다양한 주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주 새로운 내용들을 업데이트하고, 특별 교육을 준비해 이미 안정 단계에 접어든 고객도 새로운 기능과 교육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플로우 정착을 돕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추가 질문이나 어려운 점 등은 채널을 통해 접수합니다. 모든 고객 문의는 1:1 실시간 대화로 생성되며, 이론적으로 40만 명에 달하는 모든 유저와 프로젝트를 개설해 고객에게 대응합니다. 문의는 한 주에 약 500~600건 정도 발생하며, 핫라인이나 대기업 구축 등 별도 채널로 오는 문의도 적지 않은데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다섯 가지 분류로 나눠서 통계를 작성하고, 해당 통계를 매주 주간 회의 때 발표해 고객의 목소리를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객경험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협업 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마드라스체크
기업 담당자와 1:1로 소통하는 핫라인도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기업 관계자와 소통할 때 메일을 주고 받았는데, 업무의 신속성을 위해 직접 플로우의 프로젝트로 담당자를 응대하는 협업 공간을 마련 했습니다. 덕분에 고객 만족도도 올라가고 개선 사항이나 기능 요청 등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서 출장 등의 업무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업무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서 시일이 지난 내용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50~100명 이상의 기업이면 핫라인을 개설해 서비스를 보조합니다.
“신규 서비스의 8~9할이 고객의 소리로부터 나와”
CX본부는 매주 고객의 소리를 통계로 정리해 실제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출처=IT동아
IT동아 : 도입은 영업팀으로부터 시작하지만, 이후 활용 단계에서는 고객경험팀이 도움을 주고 계신 거네요. 그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나 업그레이드가 반영되는 건가요?
박예랑 본부장 : 네, 정말로 많은 부분이 고객의 소리를 바탕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작게는 버튼 위치나 아이콘 사이즈까지 조절하고, 최근에는 구글 캘린더나 하위 업무 등등 고객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기능도 점검하고 있습니다. 8월 중에는 메일 알림이나 부재중 알림, 회원가입 경로 안내 등의 건의 사항도 반영할 계획입니다.
이인혜 파트장 : 사실상 플로우의 많은 개선 사항들이 고객의 소리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거의 80~90%가량의 변경점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 나올 정도입니다. 신규 기능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활용하고 있는 고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한 사용성을 개선하는데도 그만큼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드라스체크 임직원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마드라스체크
IT동아 : 사실 고객경험팀 자체는 어느 기업이든 있을 수 있는데, 유독 마드라스체크는 고객경험팀의 중요도를 높게 잡고 있네요, 사내에서 고객경험팀의 입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인혜 파트장 : 현재 고객경험팀은 엔터프라이즈 운영, SaaS 운영, 교육 전문 지원팀으로 구성돼있고, 2년 만에 1인 부서에서 13명까지 규모를 늘렸습니다. 저희 회사 인원이 총 80명이니 전체 조직의 1/7의 상당한 규모지요. 물론 고객지원팀에서 CX고객경험팀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단순 문의는 다른 고객 센터로 넘기면 되지 않냐는 얘기도 나왔지만 그럼 고객경험팀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설득하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SaaS 운영파트만 하더라도 고객의 문의가 왔을 때 단순히 답변만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분석해서 운영 자체를 바꾸는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 중요도를 알 수 있지요.
IT동아 : 고객경험팀 자체의 업무도 결국은 대고객 서비스고, 감정 노동이라는 범주에 속하겠네요. 그 과정에서 어려운 일이라거나 기억에 남는 사례 같은 건 있을까요?
박예랑 본부장 : 고객경험팀 자체가 고객과 맞닿은 부분인 만큼 어려움도 없지 않습니다. 기업대 기업으로 일하는 만큼 서로가 예의를 지키고 친절하지만, 종종 선을 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부서 내에서 이겨내기 위해 항상 웃으면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고, 그럼에도 힘든 일이 있으면 책임자인 제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는 편입니다.
이인혜 파트장 : 감정적으로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사실 관계만 전달하고 마무리하는 편입니다. 물론 박 본부장님이 먼저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는 성격이셔서 웬만한 상황은 잘 넘어가는 편이고요.
이인혜 파트장이 모든 질의응답이 1:1 프로젝트로 개설된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출처=IT동아
IT동아 : IT기업이지만 서비스업, 그리고 협업 툴 기업이지만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는 그런 모습이 흥미롭기만 하네요. 혹시 다른 데선 찾아볼 수 없는 고객경험팀만의 협업 문화같은 게 있을까요?
박예랑 본부장 :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떠세요?’ 라는 질문하는 문화예요. 지금의 업무가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왜?’ ,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고 의견을 주고받고 ‘이거다’ 싶으면 갑자기 불타올라서 바꿔보고 실행해보고 해요. 정말 가끔은 질문에 질문을 하다가 서로 질문만 하면 답은 누가하냐며 웃은 적도 있어요. 고객과 소통할 때나 내부에서 소통할 때나 ‘질문’은 우리 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 기술이에요.
실제로 고객의 소리를 서비스에 반영할 때도 마지막까지 붙어서 ‘이런 부분은 불편할 것 같다’ 같은 의견을 제시하며 개선점을 잡아내고, 왜 개선돼야 하는지에 대해 유관 부서를 모아서 회의하고 반영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업무의 경계를 두지 않는 것도 특징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기획, 개발, 영업 등의 다른 업무가 중첩되기는 하는데, 여기서 선을 긋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고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게 됩니다. ‘왜 그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질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업무는 플로우로 공유되고 있으니 무슨 일이든 저희 일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할 수 있죠.
고객 경험,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일
박예랑 본부장은 고객 서비스를 넘어서 고객 경험을 위한 입장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IT동아
IT동아 : 고객 경험을 이끌고 계신 입장에서, 고객경험의 정의란 무엇입니까?
박예랑 본부장 : 고객 경험(CX)은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하는 일입니다. 단순히 들어오는 문의를 처리하는 고객 서비스(CS)를 넘어서, 들어오는 문의를 정리하고 통계로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어떻게 개선하는지, 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장기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있는지까지 크게 생각합니다. 이런 시각이 바로 고객 경험을 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IT동아 : 마지막으로 마드라스체크 고객경험팀이 지향하는 방향 또는 목표가 있으면 정리 부탁드립니다.
박예랑 본부장 : 저희 부서가 가장 조심하는 건 단순한 고객 서비스팀이 되지 말자입니다. 고객과 소통하는 것을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어진 일 이상을 바라보는 게 고객 경험을 위한 길입니다. 특히나 고객 대응은 한 두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같이 하는 일이므로 무뎌지지 말고, 익숙함에 갇히지 말자는 게 태도입니다. 그리고 협업 툴은 업무를 관리하는 도구지만, 기업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잘 작용할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또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도 모든 교육이 끝나면 참여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생성해 미션을 제공합니다. 고객이 협업 툴을 활용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화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미션을 드리고 플로우와, 그리고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게 말입니다.
이인혜 파트장 : SaaS 운영파트에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익숙해지지 말자’입니다. 운영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데, 이때 익숙해지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시선이 계속돼야 프로세스도 개선되고, 고객 입장에서도 플로우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저는 협업 툴을 문화의 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협업 툴 자체가 메일이나 채팅처럼 당연한 수단이 될 때까지 교육하고, 그 중심에 플로우가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