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내부서도 “한일 관계 악화시켜” 한일의원연맹 윤호중 “대단히 유감”
일본 중의원(하원) 부의장을 지낸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자민당 의원(81·사진)이 “한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형제국(형제 나라)이다.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망언(妄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에토 전 부의장은 전날 자민당 모임에서 “한국과 확실히 협력해 한국을 잘 지켜보고 지도한다는 도량으로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과거 한국을 식민지로 한 적이 있다. 일본은 한국에 어떤 의미에서는 형과 같은 것이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가 대등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그는 “일본 국민은 미일 관계가 대등하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찬가지로 한일 관계가 대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이 지도적인 입장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대단히 유감스러운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일의원연맹 차원에서 사과를 요구할지는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에토 전 부의장 발언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같은 역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최다선(18선)인 입헌민주당 오자와 이치로 의원은 트위터에 “굉장한 망언으로 이런 무례한 발언이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안보를 파괴한다”고 비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