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6% 안팎의 물가 오름세가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가 얼어붙으며 올 하반기 한국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상승)이 닥칠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분기 성장은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억눌렸던 소비가 풀린 덕에 그나마 선전했지만,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산가치는 내려가고 이자부담은 늘면 지갑을 닫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7% 성장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중국 봉쇄조치로 인한 수출감소에도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보인 것이다.
두달 연속 6%대 상승률에도 물가 고점은 10월께로 예상되는데다 가계 구매력은 떨어져서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GDP 증가에도 전 분기보다 1.0% 줄었다.
지난 5월 102.6이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 96.4에서 7월 86.0까지 떨어졌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 전망을 뜻한다.
기준금리 인상도 민간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금리 상승의 내수 부문별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상승이 민간소비를 둔화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에 확장실업률을 더한 국민고통지수는 2분기 11.3으로 2015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이 지수 증가율이 1%p 높아지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0.13%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에 실업 상승으로 국민고통지수가 높아지면 이것이 소비회복을 제한하고, 실업 증가로 이어지며 국민고통지수가 또 오르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소비와 고용이 타격을 받으면 성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경제학자 10명 중 6명꼴은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이미 들어섰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국경제학회가 지난달 경제학자 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는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초기 진입 단계’라고, 5%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0.3%로 내다봤던 2분기 성장률이 0.7%로 더 높게 나왔고, 현 상황에선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2%보다 낮을 가능성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이보다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학회의 같은 조사에서 47%는 ‘현재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고 경기 부진 우려가 있다’고, 42%는 ‘현재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은 웃도나 긴축 통화정책으로 이후 하회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승덕 성균관대 교수는 이와 관련 “긴축적 통화정책이 아니어도 경기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