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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운동땐 미네랄워터… ‘헬시플레저’에 빠진 MZ

입력 | 2022-08-08 03:00:00

“칼슘-마그네슘 많은 ‘경수’ 피로회복-노화방지에 효과”
연수 중심 생수시장 지형 변화
알프스 빙하 녹은 호숫물 ‘에비앙’… 상반기 매출 작년 대비 34% 늘어
화산암반층 여과한 ‘제주용암수’… 국내 74개 제품중 ‘물맛’ 최고점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경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경수 상품인 오리온의 ‘닥터유 제주용암수’. 오리온 제공


《직장인 조모 씨(26)는 매일 운동하러 가기 전 편의점에 들러 에비앙·피지워터·제주용암수 등을 사들고 간다. 편의점에서 950원 선에서 판매되는 일반 생수보다 가격이 두 배에 이르는 생수다. 굳이 비싼 생수를 고르는 이유는 어떤 물을 마시는지도 몸을 관리하는 방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조 씨는 “이왕이면 더 건강한 것을 고르자는 마음으로 미네랄이 많이 든 생수를 고른다”며 “헬스장에 가보면 2030세대 중 상당수가 이런 생수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큰 MZ세대를 중심으로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인 ‘경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네랄 섭취가 피로 해소는 물론 노화 방지와 인지기능 저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물로 이를 간편하게 보충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수는 물 1L에 녹아 있는 칼슘·마그네슘 함량에 따라 연수(경도 0∼75)·적당한 경수(75∼150)·경수(150∼300)·강한 경수(300 이상)로 분류된다. 경수에 함유된 칼슘과 마그네슘은 각각 단맛과 쓴맛을 자아낸다. 이 때문에 경수는 물맛이 무겁다는 평을 받는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표적 경수 제품은 롯데칠성음료의 에비앙(사진)이다. 프랑스 동부 알프스산맥에 위치한 에비앙 마을의 빙하가 녹아 생긴 호수 물로 만들었다. 에비앙은 석회질이 많은 유럽 토양 특성상 칼슘(L당 66mg)과 마그네슘(L당 9mg) 함량이 높은 강한 경수(L당 306.6mg)로 분류된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에비앙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6% 늘었다.

오리온이 2019년 내놓은 ‘닥터유 제주용암수’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제주도 지하로 스며든 물이 화산암반층을 통과하며 여과된 용암해수로 만들었다. 칼슘(L당 132mg)·칼륨(L당 44mg)·마그네슘(L당 18mg) 등의 함량이 높아 경도가 L당 200mg에 이른다. 지난해 3월 열린 ‘제5회 먹는샘물·정수기 물맛 품평회’에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74개 제품 중 최고 점수인 89.75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수가 인기를 끌며 국내 생수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0년 39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 원까지 3배 이상으로 늘었다. 내년에는 2조3000억 원 수준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생수 회사들도 경수 제품들을 앞세워 다양한 마케팅에 나섰다. 오리온은 2월 아연 5mg을 함유한 ‘닥터유 면역수(530mL)’를 출시했다. 닥터유 면역수는 물처럼 마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면역 기능에 필수적인 아연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8일부터 인기 캐릭터 스누피와 콜라보한 에비앙 스누피 에디션(500mL)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수 시장 비중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생수 시장은 연수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 입맛이 점점 ‘경수’에 익숙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자는 ‘헬시 플레저’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