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종신이 백핸드 스트로크를 하고 있다. 그는 “테니스는 좋은 운동이며 재미를 주는 데다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농협스포츠단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가수 윤종신(53)은 초등학교 시절인 1970년대 말 아버지의 영향으로 테니스를 시작했다. 테니스 동호회에서 평생 반려자도 만났다. 2006년 결혼한 전미라는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을 차지한 테니스 스타 출신. 하와이 신혼여행에 라켓도 챙겨갔다. 지난달 중학생 아들과 복식 파트너가 돼 농협 주최 테니스대회에 처음 나가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윤종신은 3대에 걸친 인연을 지닌 테니스의 매력에 대해 “재밌지만 어려워 늘 도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건강에 부쩍 신경 쓰이는 50대에 접어든 2019년부터 ‘바짝’ 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작업실 근처에서 레슨을 받으며 일주일에 두 번 3, 4시간 복식을 한다. 4, 5게임을 하면 하루에 체중이 2.5kg 정도 빠지게 돼 늘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운동 후 샤워하고 음악 작업을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얘기다.
가수 윤종신이 테니스 게임에 앞서 서브와 스트로크로 몸을 풀고 있다.
윤종신은 최근 2030세대의 테니스 열풍이 누구보다 반갑다. 라켓, 의류, 신발 등 용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코트 부킹 전쟁까지 펼쳐지고 있다. 윤종신은 “예전에 테니스는 주로 아파트 단지에서 중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요즘은 가족, 연인, 동료 등 다양한 계층이 한데 어울려 플레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를 맞아 젊은이들이 자신의 생활을 드러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의상을 꾸밀 수 있고 잘 쳤을 때 폼도 난다”고 분석했다.
백핸드가 자신 있다는 윤종신은 뜻밖에 기본 동작으로 두 다리를 가볍게 점프하는 스플릿 스텝을 집중적으로 연마하고 있다. “모든 운동은 발에서 시작된다고 해요. 초보자 때 공 치는 데만 매달리며 간과한 거죠. 스텝 훈련이 지루하거든요. 그래서 실력이 안 늘고 한계에 부딪쳐요. 이젠 테니스 중계를 보면 팔은 안 보고 발부터 봅니다.”
기초가 중요한 게 어디 테니스뿐이랴.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배워야 탈 없이 오래간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