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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中서 북핵-공급망 협력 논의할것”… 사드 ‘뇌관’도 테이블에

입력 | 2022-08-08 03:00:00

내일 尹정부 첫 韓中 외교장관회담




박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2.8.5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8일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한중 외교장관회담(9일) 등을 갖고 현안을 논의한다. 대만 문제로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 인사의 첫 방중(訪中)인 만큼 어떤 얘기가 오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양국 장관은 대만 문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3불(不) 방침, 칩(Chip)4, 북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을 모두 논의할 것으로 보여 임기 초반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기조가 이번 박 장관 방중 결과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 북핵 해결 소통 강화… 칩4는 우리 입장 적극 설명
박 장관은 6일 기자들과 만나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경제안보 분야에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칭다오에서 가질 왕이(王毅) 외교부장과의 외교장관회담과 관련해 이렇게 설명한 것.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장관은 일단 북핵 문제의 경우 양국 간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적극 협조를 당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핵 문제는 그나마 양국이 현 시점에서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우선적으로 언급하고 비핵화 메시지까지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이른바 ‘칩4’와 관련해선 박 장관이 중국 측에 우리 입장을 주로 설명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칩4가 중국 등을 배제하기 위한 배타적 협의체가 아니라는 점 등을 강조하며 이해를 구하겠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미중이 충돌하는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서 기본적으로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로키(low-key)’가 우리의 기본 전략”이라며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선 공급망과 관련해 중국에만 적용 가능한 별도 협력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대만 직접 거론 안 할 듯… 사드는 정면돌파

박진 외교부 장광니 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대화 포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회의에 앞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8.05 외교부 제공

정부가 이번 중국 방문에서 가장 난제로 여기는 부분은 역시 대만 문제다. 앞서 5일(현지 시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서 박 장관은 중국의 ‘대만 봉쇄’ 훈련으로 인한 대만해협 긴장 고조 등과 관련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다만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며 동시에 수위 조절에도 나섰다. 한미 동맹 강화를 기조로 내걸고 있지만 하반기 중국과의 관계 개선까지 꾀하는 현 정부의 고민이 그대로 반영된 것.

이번 중국 방문에서 박 장관은 가급적 대만 문제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사적 충돌이나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하는 긴장 조성 행위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간접적인 견제 메시지를 낼 가능성은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핵심은 중국의 태도”라며 “중국이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며 우리에게도 대만 문제로 압박하면 박 장관이 중국을 겨냥해 긴장 조성 행위 등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부는 ‘사드 3불’(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3각 군사동맹 불가)에 대해선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할 경우 “합의도 약속도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달 27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새로운 관리(지도자)는 옛 장부를 외면할 수 없다”는 등 최근 사드 3불을 지키라며 압박하고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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