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 조리된 생닭이 토핑으로 올라간 라멘.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트위터에 ‘레어 차슈’라고 검색한 결과 많은 식당에서 완전히 익히지 않은 고기를 토핑으로 올린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일본의 한 유명 라면 가게를 방문한 손님 19명이 식중독에 걸렸다. 원인은 라면 토핑인 ‘저온 조리된 생닭’으로 드러났다.
지난 7일 일본 야후 재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히메현 마쓰야마시의 한 라면 가게가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가게는 업계에서 유명한 라면 생산업체인 시마다 다카시가 만든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직영점은 미쉐린 빕 구르망으로 선정됐으며 연 매출이 5억엔(약 48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일주일 가까이 앓았다고 밝힌 A씨는 “코로나에 감염된 줄 알았지만 인위적으로 발생한 재앙이었다”고 표현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해당 가게에서 식사한 손님 19명이 같은 증상을 보였다. 알고 보니 손님 모두 저온 조리된 닭고기를 먹은 게 원흉이었다. 라면 위에 토핑으로 올라간 이 닭고기는 가장자리만 익고 속은 생고기였다.
A씨는 라면 외에도 거의 익지 않은 차슈가 올라간 덮밥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소 조사 결과, 이번 식중독은 캄필로박터균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캄필로박터균은 비살균 식품과 닭, 오리 등 가금류를 먹거나 그러한 것들과 접촉된 식품을 먹음으로써 감염된다. 특히 이 균은 고기 내부로 파고들어 표면을 살균해도 안심할 수 없다.
이어 “어중간하게 가열해서는 균이 죽지 않는다. ‘신선하니까 괜찮아’라며 겉만 살짝 익혀 속은 생고기 상태로 제공하는 가게가 있는데, 오히려 신선하면 균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신선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가게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그러나 매체는 최근 다른 가게들을 비롯해 가정에서도 저온 조리가 유행하는 점을 꼬집으며 위험하다고 했다.
한 가게 사장은 “요리사와 그것을 먹는 소비자 모두 저온 요리가 전문가에게도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라면 가게 외에 다른 음식점에서도 ‘제대로 익히지 않았구나’라는 요리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가게에서도 저온 조리를 하고 있지만, 반드시 중심부를 온도계로 측정한 후 제공하고 있다”며 “매뉴얼(지침)을 맹신해 전문 지식이 없는 아르바이트생이 조리하고 있는 가게는 무섭다. 매뉴얼에 온도나 가열 시간이 정해져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기본’이다. 재료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저온 조리 요리법이 온라인에서 성행하는 것과 관련 “‘이 온도에서 몇 분 가열해라’라고 나와 있는데 이는 안전하지 않다. 인터넷 요리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위터에 ‘레어 차슈’라고 검색하면 일본의 여러 라면 가게에서 완전히 익히지 않은 고기를 토핑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레어 차슈’를 먹은 인증 사진을 올리며 “맛있다”고 칭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이러한 라멘은 800~1100엔(약 7700~1만6000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