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스피드스케이팅 중거리 간판 김민석(성남시청)에게 1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김성철 위원장은 “그간의 포상 실적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연맹 회의실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음주운전 사고와 음주 등으로 물의를 빚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 정재웅(성남시청), 정재원(의정부시청), 정선교(스포츠토토)와 김진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의 징계에 대해 심의했다.
대표팀 강화훈련 기간 중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저지른 점을 모두 고려해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낸 결론이다.
김민석은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국가대표로 뛸 수 없고, 연맹이 주최하는 모든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김성철 위원장은 “선수에게 1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는 치명적일 수 있다. 타 종목과 비교해 경징계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분위기와 선수 앞날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그간의 포상 실적도 있어 이를 고려해 1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김성철 위원장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런 점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정했다.
술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한 뒤 선수촌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을 한 정재웅(성남시청)은 음주운전은 했으나 사고는 일으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민석보다 가벼운 1년 자격정지 징계가 나왔다.
정재웅의 경우 당초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 언론 보도를 통해 그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졌고, 빙상연맹은 선수들에게 추가 경위서를 받아 해당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대해 정재웅은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하기 전 “숨기거나 은폐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사고 경위에 대해서만 적으라고 해서 음주운전 사실을 적지 않았을 뿐”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함께 술을 마신 정선교(스포츠토토), 정재원(의정부시청)의 징계 수위는 각기 달랐다. 정선교는 자격정지 6개월, 정재원은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가 주어졌다.
정선교는 동료들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지한 반면 정재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둘의 징계 수위에 차이가 생긴 이유다.
김성철 위원장은 “정재원이 술을 마신 것은 기억하지만, 본인 주량을 많이 초과해 술을 마시는 바람에 선수촌에 어떤 차량을 타고 왔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며 “선수촌 복귀 후 자기 숙소에서 잠만 잤고, 김민석의 음주운전 사고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선교는 정재원과 마찬가지로 만취 상태였지만 숙소에 돌아왔다가 또 김민석이 음주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했다. 사고가 났을 때에도 앞 자리에 타고 있었고, 사고 내용도 어느정도 기억하고 있다”며 “그래서 정재원보다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정재웅과 같은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표팀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김성철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 상황 뿐 아니라 선수촌 내 상황을 모두 관리하고 감독할 책임이 있다.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이 충분히 술을 마실 것이라고 예상했을 수 있다”며 “선수단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지 않았나 해서 중한 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김성철 위원장은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지는 않는다. 형사적 처벌과 연맹에서 하는 처벌은 다르다”면서 경찰에서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천 경찰서에서 일부 선수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형사 처벌이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