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혜택 10%→5% 변경 전월 대비 사용 금액 24% 감소 국비 지원 크게 줄며 예산 소진 추경 포함 등 대책 마련 나섰지만 전-현직 시장은 ‘네탓 공방’ 논란
인천의 지역화폐인 ‘인천e음’ 카드. 인천e음은 결제액의 10%를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난달부터 캐시백 혜택이 5%로 축소되며 시민들의 카드 이용도 감소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지난달부터 인천 지역화폐인 ‘인천e음’ 카드의 캐시백 혜택이 축소되면서 시민들의 카드 이용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올해 캐시백 지급 예산이 9월 중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자 인천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 캐시백 줄자 카드 사용도 ‘뚝’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캐시백 혜택이 축소된 첫 달인 지난달 인천e음 총결제액은 3709억 원으로 6월(4921억 원) 대비 약 24% 감소했다.시는 7월 1일부터 캐시백 혜택을 기존 ‘월 50만 원 한도 10%’에서 ‘월 30만 원 한도 5%’로 축소했다. 인천e음 카드 사용으로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캐시백 혜택이 이전 5만 원에서 1만5000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캐시백 혜택을 축소한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예산을 지속적으로 인천시가 부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e음 캐시백 지급 예산은 국비 1436억 원 등 3434억 원이었지만 올해는 국비 지원이 줄며 예산도 2542억 원으로 줄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이모 씨(60)는 “인천e음 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10%에 달하는 캐시백이었는데, 캐시백이 줄어드니 굳이 이 카드만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라며 “예산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니 이해가 되지만, 캐시백 비율이 확대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 내년도 국비 지원 여부도 불투명
인천시는 이달 30일 개회하는 인천시의회 정례회 안건으로 제출할 추가경정예산안에 인천e음 관련 예산도 포함할 예정이다. 추경을 편성해 예산 소진으로 캐시백 지급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또 이달 말 캐시백 비율 조정 등을 포함한 종합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여전히 지역화폐 예산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내년도 국비 지원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인천e음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 계속해서 인천e음 예산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지만, 내년도 국비 지원이 아예 없을 상황에도 대비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 말 인천e음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시민단체들은 캐시백 축소를 두고 유정복 인천시장과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며 “소모적인 책임 공방을 중단하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