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하반기 중국 금융시장의 핵심 이슈는 정부 정책이다. 특히 올 8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와 10월 제20차 공산당 당 대회를 앞두고 정책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경기 및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정치적 변화기에는 민심을 감안한 친(親)시장 정책이 동행한다. 국가 통치전략의 큰 변화는 당 대회 이후에야 그 모습이 구체화될 것이다. 올가을 새로운 최고 지도부가 공개되는데 시진핑의 세 번째 연임 외에는 아직 정해진 게 없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시장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을 바라보고 있다. 주요국들이 앞다퉈 긴축으로 돌입하고 있는데 중국만이 ‘나홀로 부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부양 정책은 ‘전통적 부양+알파(α)’가 될 것이다. 중국 부양책의 3대 주체인 런민(人民)은행, 국무원(중앙정부), 지방정부는 5월부터 본격적인 부양책을 도입해 상반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규제 완화가 시행됐다. 하반기에는 런민은행의 통화 완화와 소비 부양 기조가 강화될 것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에도 불구하고 물적·인적 이동 제한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정책 효과는 경기 안정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이르면 올 10월 당 대회에서 ‘제로코로나’ 정책의 수정을 발표할 것이므로 추세적인 경기 회복은 4분기(10∼12월)가 유력하다.
하반기 중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인 강세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투자의 초점은 ‘디커플링’(탈동조화), 즉 차별화 전략이다. 중국은 주요국과 달리 부양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지표가 회복되고 주가가 상승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H지수는 각각 3000∼3500, 6500∼850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은 정책과 경기,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우호적이라 기회요인이 더 크다.
하반기 포트폴리오 전략으로는 정부 정책 중심의 적극적인 대응을 권한다. 중국이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경기 부양 강도를 높일 때 투자 기회는 정부 정책과 관련된 사업에 있다. 정부 정책 이외에 기업 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크게는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Green), 규제 완화(Easing), 첨단 제조와 부품(Manufacturing)이 가장 유망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