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의 리스크 중 하나는 국민의힘이다. 검찰총장 사직 이후 30%를 넘겼던 지지율은 2021년 7월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커지자 최고점 대비 최대 7%포인트 하락했다. 그해 12월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고조되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또 크게 떨어졌다.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국갤럽이 매주 발표하는 ‘데일리 오피니언’을 기준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4%까지 하락했다. 지지율 하락 초반에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도 “부족한 면을 채우겠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필자가 이명박 대통령 이후 한국갤럽의 ‘데일리 오피니언’ 주간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경쟁 정당 지지자들 간의 대통령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 이 차이가 평균 39%포인트 정도였던 데 반해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때는 평균 60%포인트, 72%포인트에 달했다.
‘반쪽짜리 대통령’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중도 내지는 ‘스윙 보터(Swing Voter)’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대선도 이 유권자들에 의해 갈렸다. 정제되지 못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이준석 대표가 공로를 인정받는 부분이 20·30과 호남 유권자에 대한 어필이다. 그 결과가 기적 같은 선거 3연승이었다.
필자는 지난 대선 당시 2021년 1월부터 선거 직전까지 발표된 후보 지지율 조사 600여 개 전수를 분석하여 매주 지지율 추이를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지지율 추이에서 통계적으로 잠재적인 변곡점을 찾는 분석(Change Point Analysis)을 실시했다. 크게 보면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지지율에는 총 6∼7개 정도의 변곡점이 나타났는데 이 중 지지율 하락의 변곡점으로 분류된 것은 두 번이다.
우선 대선 당시 첫 번째 위기는 국민의힘 입당이었다. 검찰총장 사직 전후 고공행진을 거듭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21년 3월 30%를 돌파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선 국힘 입당, 후 보수 단일화’ 카드를 선택했다. 그러나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셌다. 입당과 동시에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고점 대비 6∼7%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국힘의 후보가 되는 순간 기존 윤 대통령 지지자의 4분의 1 가까이가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국힘이 누구인가. 박근혜 정부 시절 국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 간의 당내 권력 투쟁으로 2016년 총선에서 사상 초유의 ‘옥새런’ 파동을 일으켰고 이것이 결국 박근혜 정부 몰락의 단초가 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의 절반은 새누리당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대통령 입당 당시나 지금이나 인적 구성으로 보아 국힘은 새누리당과 다른 당이라 보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윤 대통령 입당 직전인 2021년 3월 1주 차 NBS 조사에서 국힘 소속의 홍준표(3%), 오세훈(2%), 유승민(1%), 원희룡(1%) 후보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재명 후보(25%)의 4분의 1, 이낙연 후보(12%)의 절반 수준이었다. 당시 국힘을 향한 유권자들의 냉담한 시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두 번째 위기는 2021년 12월이었다. 국힘 후보로 선출되어 범보수 진영의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다시 탄력을 받은 윤 대통령 지지율의 발목을 잡은 것은 속칭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으로 불거진 이른바 ‘당 대표 가출사건’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당 대표가 캠프를 이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 역시 최고점 대비 7%포인트 가까운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
문제는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지지율 반등이 가능할지 여부다. 비대위 출범이 ‘국힘 리스크’ 소멸의 해법이 될지 궁금하다.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