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기상청은 400㎜에 가까운 역대급 폭우가 쏟아진 8일 강수량을 “양적으로 완벽하게 맞추지 못했다”며 “앞으로 더 세심하고 면밀하게 예보하겠다. 지역과 시간에 초점을 맞춰서 예보를 봐달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9일 오전 수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해명은 폭우 직전이던 지난 7일 브리핑 당시 예보의 안일함에 대한 지적 때문이다. 당시 기상청은 9일까지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서해5도에 100~200㎜, 많은 곳엔 300㎜ 이상이 쏟아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서울에선 하루 만에 422㎜(서울 동작구 기상청)가 쏟아지는 등 예보의 2배에 해당하는 많은 비가 왔다.
우 예보분석관은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장마 기간 뒤 다시 만들어진 정체전선(장마전선)에 대해선 “비슷한 생성 원리와 기압 배치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기상학적으로 장마 기간에 포함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기록적 폭우와 이상기후 상관관계에 대해선 “기후 변화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 “(비구름을 만들고 강화할) 수증기량이 많아지고 있고 해수면 온도도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과의 일문일답.
-8일 하루 만에 10일까지 예측했던 누적 강수량 만큼의 비가 내렸다. 당초 예보가 잘못된 게 아닌가.
양적 측면에서 완벽하게 맞추지 못했다. 앞으로 더 세심한 분석, 면밀한 검토로 정확한 예보를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이번 예보가 과소 예보됐다는 것은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앞으로도 이런 비가 내릴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 예측보다 많은 비가 올 수 있다. 예보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시간, 지역에 초점을 맞춰주면 감사하겠다.
-이번 폭우를 이상기후 영향으로 볼 수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기후 변화 영향도 있다고 볼 수 있는가.
▶기후 위기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지구 온난화 등 열적 상황이 변하면서 수증기 양이 과거보다 많아지고 있다. 해수면 온도도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다. 여름철 강수 형태, 정체전선 강도 등에 영향 미칠 수 있다.
-전날(8일) 강남에 비가 많이 왔고, 강북은 비가 적게 왔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다만 같은 양 비가 내리더라도 지역 간 치수 차이 등 영향 정도는 다를 수 있다. 그 이유는 배수시설 등 사회적 기반시설, 배수로 청소 상태 등이 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왜 하필 강남이 침수됐냐고 하면 객관적으로 같은 강수량이 기록됐다고 하면 기상학적 차원에서 설명하긴 어렵다.
-태풍이 올라와서 수증기를 공급하면 강수대가 다시 강화될 수 있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태풍이 수증기를 몰고 올 경우 강수의 강도는 더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태풍은 중규모 시스템으로 미래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태풍이 언제 영향을 줄지는 발생시기가 도래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제7호 태풍 무란이 발달해) 북태평양 서쪽 가장자리를 강화할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 북쪽 사면을 더 견고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충돌을 강하게 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와 거리가 멀다고 해서 아예 영향이 없다 할 수 없고 보조적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