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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영업직 ‘불안, 초조’ 제약업계 확산 이유는?

입력 | 2022-08-09 15:07:00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유명한 화이자가 대면 영업방식의 디지털 개편을 공언하면서 영업직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개편의 끝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불안이다. 화이자의 이 같은 시도를 쫒아가는 제약기업도 생길 거라는 예상에 업계 타 회사의 영업직원들에게 까지 고용 불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은 기존의 대면 중심 영업방식에서 비대면 디지털 영업을 강화한 방식으로 개편하기 위해 영업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다. 현재 팀 재배치를 위한 영업직원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일부 팀을 합병하거나 새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영업팀은 기존보다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본사 차원의 영업 디지털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미국 본사의 영업인력 감축 계획은 올 초 외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의료진과의 비대면 접촉 추세에 맞춘 시스템 개편을 준비했다는 게 화이자의 설명이다. 한국지사의 인원 감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사회 전반이)점점 디지털화 돼가는 상황에서 보건의료전문가와 협력하기 위해 디지털 및 과학 분야 전문성의 강화가 필요하다”며 “디지털을 활용해 가상 참여를 증가시키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었다. 우리의 ‘고 투 마켓’(go-to-market) 모델을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실행하면서 인력과 역량을 재분배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인원 감축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다만 새 역할이 많이 생기면서 직원들 업무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좋은 커리어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소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이자의 영업직원들은 인력 감축의 수순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화이자 등 16개 제약사 노조가 모인 전국제약바이오 노동조합의 관계자는 “팀이 줄어드는데 당연히 인력도 줄지 않겠는가”라며 “회사와 업무 재배치 인터뷰를 진행 중인 영업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재배치되지 않는 직원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정리될 가능성을 우려 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을 희망하지 않는데도 궁지에 몰려 퇴직하면 구조조정과 뭐가 다르겠는가”라며 “희망자의 퇴직처럼 보이지만 실상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만드는 다국적 제약사의 방식은 이미 만연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화이자가 인력 감축을 하겠다고도, 안 하겠다고도 확답하지 않으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작년 최대 이익을 낸 화이자가 만약 인력 감축 수순을 밟는다면 지탄받을 일이다”고 말했다.

화이자의 디지털 영업 시도를 곧 다른 제약사들이 따라 도입하면서 유사한 노사 갈등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국적 제약사 영업직원은 “다른 제약사들이 따라하며 고용 진통을 겪을까봐 걱정 된다”며 “비대면 영업은 아직 국내 제약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경영 실험을 위해 직원들이 고용 불안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