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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군수 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경찰청은 9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장수군수 후보 여론조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28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건자 28명 가운데 10명은 범행을 주도했으며, 나머지 18명은 이들의 지시에 따라 실제 여론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여론조사 조작은 일부 세력의 조직적인 ‘통신요금 청구지 변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 우편 청구서 주소를 기준으로 여론조사 안심번호가 추출되는 점을 악용, 실제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청구지를 집단으로 변경해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식이다.
당시 장수 지역사회에서는 여론조사에 선거조직이 동원됐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했다. 그러던 중 경찰이 수사에 본격 돌입하게 된 출발점은 다름 아닌 ‘전주시장 선거 브로커 녹취록’이었다.
경찰은 전북지역에서 활동한 브로커들이 나눈 대화가 담긴 녹취를 확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들이 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을 도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론조사 전문 기관에 따르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비율은 통상적으로 10%를 넘기기도 어렵다”며 “하지만 장수는 마지막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50%를 넘겨 임의적인 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수사에 착수한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조작 행위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휴대전화를 213개로 특정했다. 선거를 앞두고 신규 개통됐거나, 장수로 요금 청구지가 변경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된 사례들이다. 특히 한 주소지에 7~8명의 청구지가 등록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론조사 조작 행위에 따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윗선에 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입건자들을 상대로 추가 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