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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기숙사·화장실 700회 불법촬영한 전직 교사…2심 징역7년으로 감형

입력 | 2022-08-09 15:36:00

ⓒ News1 DB


근무하던 학교의 여학생 기숙사와 여교사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가 2심에서 원심보다 감형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2부(부장판사 진현민 김형진 김길량)는 9일 오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상습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교사 이모씨(39)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7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이씨가 촬영한 영상이 음란물 또는 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원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여학생들이 용변을 보거나 샤워하는 모습이 촬영돼 신체 부위가 노출되는 장면이 영상물에 담겨 있다”면서 “이런 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음란한 행위 또는 성적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란’이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쳐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화장실 이용 자체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적 욕망과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하는 것은 피해자 인격에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줘 엄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고 교사로서 학생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원심에서 1명, 2심에서 4명과 추가 합의해 이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전등 모양의 카메라를 자신이 재직하던 A고 여자 기숙사 샤워실과 화장실 등에 설치해 141회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또 B고 1, 2층 여자 화장실 등에 화재감지기 모양의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하고 서울 서대문구의 주점 여자 화장실에도 전등스위치 모양 카메라를 설치해 동영상을 550회 촬영한 혐의도 있다.

이씨가 학교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피해자의 신체부위를 동영상 촬영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