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과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겠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선한 동기겠지만, 그로 인해 당에 혼란이 발생했을 때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깊은 고뇌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비대위 전환 절차가 마무리되면 김 최고위원은 자동으로 직을 잃게 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YTN ‘뉴스큐’에 나와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오늘(9일) 새벽 결정했다.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좋아하는데, 정치인은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사이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베버는 늘 말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이 방향이 국가와 국민, 당을 위한 방향이라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 본인의 가처분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아침에 이 대표에게 전화해서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전달했고, 이 대표는 가처분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느껴졌다. 조만간 신청을 하지 않을까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25분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 한다”고 적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에 대해서는 “인용이 된다고 해도 당대표 복귀를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 저도 최고위원으로서 사퇴하지 않는 이유가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당대표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먼저 정치적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수도 있고, 어쨌든 법원 판결을 기다린 다음 본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일부 의원들께서 ‘명예로운 퇴진’을 말씀하시는데, 그런 말씀을 하실 거였으면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서 설득의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 대표를 국정 지지율 하락 원인의 하나로 본 이철규 의원을 향해 “오늘 아침에 라디오를 듣다가 ‘국정 지지율 하락이 여론조사기관 성향 때문’이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정말 경악스러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모든 혼란의 원인이 이 대표 징계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책임은 결과적으로 권성동 원내대표라든지 뒤에서 계속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에 동조한 ‘윤핵관’ 분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